[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일 일본을 방문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해상자위대의 중동 파견 문제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에게 사전 설명할 방침이다.
NHK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로하니 대통령의 방일 일정은 이날부터 이틀 간 진행된다. 이란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2000년 10월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 이후 19년만의 일이다.
[테헤란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지난 6월 이란을 방문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12 |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해상자위대 중동 파견 문제에 대한 사전 설명을 진행해 로하니 대통령의 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당초 20일로 예정돼있던 자위대 파견의 각의 결정 일정도 미뤘다. 로하니 대통령이 20일에 방일하는 만큼 사전 설명 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호위 연합체(센티넬 작전)가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이와 맞춰 연내 자위대를 파견할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로하니 대통령에게 일본이 수입 원유의 8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오는 만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해상자위대 파견은 이를 위한 정보 수집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파견되는 자위대 규모는 헬리콥터 탑재가 가능한 4000~5000톤급 중형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기를 포함해 270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파견 지역은 오만만과 아라비아해 북부의 공해, 바벨만데브 해협의 동측 공해를 중심으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에선 중동지역의 긴장완화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핵합의를 훼손하는 조치는 삼가해야 한다고 다시금 요구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아베 총리는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일본 총리로서 41년만에 이란을 방문해 로하니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만났다. 지난 9월에도 미국 뉴욕에서 로하니 대통령과 재차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도 "미국과 동맹관계이며 이란과는 오랜 시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가능한 외교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7일 각의에서 자위대 파견을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로하니 대통령 일정에 맞춰 20일로 예정된 각의 결정을 23일로 미뤘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23~25일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차 출국하는 만큼, 귀국 후에 파견을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