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0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이란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정상회담에선 중동 지역 긴장 완화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일본 측은 각료회의(국무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해상자위대 중동 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사전 설명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이란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차관은 전날 이란 국영 언론을 통해 로하니 대통령이 20일 일본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의 방일이 실현되면 이란 대통령으로서는 2000년 10월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해상자위대의 중동 파견 문제에 대한 사전 설명을 통해 로하니 대통령의 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자위대 파견의 각료회의 결정도 당초 20일에서 23일로 미뤘다고 통신은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20일에 일본에 방문하는 만큼 사전 설명 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호위 연합체(센티넬 작전)가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이와 맞춰 연내 자위대 파견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파견되는 자위대 규모는 헬리콥터 탑재가 가능한 4000~5000톤급 중형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기를 포함해 270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파견 지역은 오만만과 아라비아해 북부의 공해, 바벨만데브 해협의 동측 공해를 중심으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에선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라그치 차관은 전날 국영 언론을 통해서도 "미국의 압력과 방해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일본 기업이 이란산 원유를 계속해서 구입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아베 총리는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일본 총리로서 41년만에 이란을 방문해 로하니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만났다. 지난 9월에도 미국 뉴욕에서 로하니 대통령과 재차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도 "미국과 동맹관계이며 이란과는 오랜 시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가능한 외교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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