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에 자제 촉구와 경고 메시지 동시 발신
[서울 뉴욕=뉴스핌] 이홍규 기자 김근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연말을 앞두고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 무언가가 진행 중이라면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회의를 하다 취재진이 북한에 대해 묻자 "무언가가 진행 중이라면 나는 실망할 것"이라면서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 대응할 것(take care of it)"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NK뉴스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을 지켜보고 있다. 많은 곳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이 스스로 설정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ICBM 발사 준비에 나서는 징후를 보이자 평양 당국의 자제를 직접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북한이 ICBM 발사 등 수위를 높여 도발에 나설 경우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NK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는 발언과 관련해 "뜻이 불분명하다"면서도 앞서 그가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점을 상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8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히며 조만간 ICBM 시험 발사 등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자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게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지난 14일 북한이 동창리에서 또다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 재차 미국에 압박을 가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수위는 이전보다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에 대화를 촉구한 가운데 판을 깨지 않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비건 대표는 한국시간으로 16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기 와있고 북한은 접촉방법을 알 것"이라면서 북한에 사실상 판문점 회동을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이같이 북한에 만남을 제안하면서도, 연말 시한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데드라인(최종기한)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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