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전 19대 국회의원이 에세이를 발간했다.
'당신 곁에 서려고 이만큼 걸었습니다', 책 제목처럼 1970년 오빠였던 전태일 열사가 분신으로 항거한 즈음을 비롯해 어린시절부터 자신이 걸어왔던 인생 여정 속의 다양한 일화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엮었다. 뭉클스토리가 기획하고 전태일 재단의 출판사업부인 '아름다운 전태일'이 발간했다. 239쪽 1만3000원.
오빠로 인해 자신에게 부여된 노동운동가로서의 운명을 부여잡고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그녀의 스토리. 읽다보면 저절로 독자들로 하여금 민주화 이전의 노동운동가들의 고난의 깊이를 간접적으로나마 깨닫게 해준다.
전순옥 전 19대 국회의원 |
저자 전순옥은 "당신 곁에 서려고 이만큼 걸었습니다. 당신이 나의 곁에 있어 늘 힘이 나고 즐겁습니다. 당신의 손길에서 나는 따스함을 느끼고, 당신의 눈빛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았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더 단단한 길동무가 될 것입니다. 당신은 나, 나는 당신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이 책의 1장 '함께, 겨울'에서는 오빠 전태일 열사와 얽힌 어린시절 추억과 일화들을 들려준다.
2장, '혼자, 폭풍우'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죽음 이후 가족으로써 감내해야했던 고난을 담담히 그리고 있다.
3장, '울음, 갈대'는 그녀 자신도 오빠의 뜻을 이어받아 민주화 운동가로서 살았던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4장, '타지, 멀리에서'는 어렵사리 떠난 영국 유학 여정과 박사과정을 마치기까지의 에피소드, 지금의 남편을 만난 이야기들이 그려진다.
5장, '같이, 산책'은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와서 오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봉제 모범업체를 만들고 어린이공부방을 운영했던 이야기들이 서술된다.
저자 전순옥은 큰오빠 전태일이 분신으로 작고한 1970년, 16세였던 그녀는 봉제공장 시다로 일하며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 함께 노동운동으로 청춘을 보냈다.
1989년 노동운동의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기 위해 영국 유학을 떠나 옥스퍼드 러스킨컬리지 유럽비교노사관계 디플로마, 워릭대학교대학원 석사 및 노동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They are not machines(그들은 기계가 아니다)》는 워릭대학교 최우수 논문상(2001)을 수상한 데 이어 영국과 미국에서 단행본으로 출간, 미국사회학회 명예로운 노동사회학 서적(2005)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학 12년 만인 2001년에 귀국하여 성공회대학 교수직을 맡았으나 1년 뒤 고향과도 같은 동대문 창신동으로 돌아갔다. 이후 10년간 참여성노동복지터와 수다공방 등을 설립하고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여성 봉제노동자들의 기술 발전과 권익 향상을 위해 일했다.
2012년 5월 더불어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제19대 국회에 입성,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약했다. 특히 '도시형소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숙련기술 활용 및 전수, 인력양성 및 공급, 집적지구 설립 등 소공인을 위한 종합 지원책을 담아낸 그의 대표 법안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소상공인 법안으로 기록되고 있다.
저서로는 《한강의 기적은 누가 만들었나》 《끝나지 않은 시다의 노래》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A Single Spark―The Biography of Chun Tae-il》 (《전태일 평전》 영문판)이 있다.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2019.12.09 windy@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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