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순항 중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6일 글로벌 시장에서 리스크-온(위험자산 투자심리 개선) 모드에 불이 켜졌다.
미중 양국의 잠정 무역합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발언은 투자자들 사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0.3% 오르고 있으며,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도 0.5% 상승 마감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2% 오른 554.91포인트로 지난 1월에 기록한 사상최고치인 550.63포인트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하락할 전망이다.
MSCI 전세계지수 6개월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투자자들은 양국이 최소한의 타협이라도 이뤄내 미국이 예고한 15일 대중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중국이 연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고, 미국은 지난 10월 15일 예정됐던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25→30%)을 보류하는 선에서 1단계 합의를 타결한다는 목표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
당초 시장은 11월 중으로 1단계 합의라 이뤄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제는 미국이 15일 관세를 보류하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유니게스티옹의 투자매니저 제레미 가토는 "주식 거래에 상당히 힘든 시기"라며 "전반적으로 위험자산을 선호하지만, 미달러와 일본 엔화 등으로 헤징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미 풋옵션 거래를 통해 주식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수일 간 헤징 수단으로서 미국 S&P500 주가지수 풋옵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6일(현지시간) 중국 재정부가 일부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에 대한 수입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혀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미국 고용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사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18만개로 10월의 12만8000개에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고용시장이 호조 양상을 보이면 무역전쟁에 따른 불안감이 어느 정도 완화될 전망이다.
롬바르드오디에르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살만 아흐메드는 "글로벌 시장은 조정장세에 진입했다"며 "시장은 미국 고용지표와 오는 15일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여부를 지켜보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은 세계경제가 경기침체 위기를 벗어났다는 관측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국에서 경제 취약성을 알리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앞서 발표된 독일 10월 산업생산은 증가 예상을 뒤엎고 감소해 유로존 경제의 기둥인 독일 경제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상품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감산 합의체인 OPEC+가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감산 논의 중인 가운데, 국제유가가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OPEC+가 감산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은 감산 부담을 어떻게 배분할지 등 세부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오는 12일 영국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속한 보수당의 수월한 승리가 예상돼 미달러 대비 7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했던 파운드가 0.2% 가량 후퇴하고 있다.
내주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을 확보해 '헝 의회'(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는 의회)가 발생하지 않으면 브렉시트도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는 이번 주 내내 하락하며 전날 97.356포인트로 1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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