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 서안지구 정착촌에 대한 입장을 전격 선회했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법적 논쟁의 모든 측면을 검토한 결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의견에 동조한다"며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설립 그 자체로는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 아루브 로이터=뉴스핌] 민지현 기자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으로 이-팔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이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위치한 이스라엘 점령 지역 알 아루브 난민촌을 걸어가고 있다. 2019.11.12. |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레이건 전 행정부의 의견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이 본질적으로 불법은 아니다라고 한 것을 가리킨다.
미국은 1978년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부터 정착촌이 국제법에 위배된다는 법률적 의견을 공식 입장으로 내걸어왔으나 41년만에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서안지구에 정착촌이 생기게 된 독특한 역사와 상황을 기반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전쟁)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의 서안지구를 점령한 이후 이곳으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정착촌을 형성해왔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점령 국가는 자국 민간인을 자신이 영유한 영토로 추방하거나 이전해서는 안된다'라는 제네바 협약의 조항에 따라 민간인 이주를 국제법상 위법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행보로 읽히며, 지난 9월 총선에서 연정 구성에 실패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즉각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미국은 국제법을 무효화할 자격도, 권한도 없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발표해 이스라엘 정착촌은 국제법상 불법이고 평화 전망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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