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연출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기업 실적 둔화와 미중 무역 협상 타결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최근 주가가 부담스럽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크본드도 마찬가지. 관련 펀드에서 상당 규모의 자금이 유출, 투자자들은 5주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1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에서 4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앞서 2주 사이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로 70억달러에 달하는 유동성이 홍수를 이룬 뒤 3주만에 썰물이 발생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관세 철회 합의를 부인하면서 이른바 스몰딜에 대한 회의론이 번진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3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1% 가량 줄어든 상황에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오른 만큼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크본드에서도 '팔자'에 힘이 실렸다. 미국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 최근 한 주 사이 6억58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 이에 따라 해당 펀드는 5주만에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내셔널 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류 브레너 채권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자산시장의 핵심 변수"라며 "주식과 채권 모두 당분간 이와 관련한 소식에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156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가 강행될 경우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경우 컴퓨터 모니터와 게임 콘솔 등 소비 가전 제품에 관세가 적용, IT 업계와 민간 소비가 일격을 맞을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추가 관세가 강행될 경우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가 좌절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12월15일 추가 관세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1단계 무역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지만 추가 관세 시행이 예정된 시점 이전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주식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해외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뉴욕증시의 최고치 부담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는 한편 해외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자금을 옮겼다는 분석이다.
루트홀드 그룹의 존 폴슨 수석투자전략가는 "해외 주식시장이 뉴욕증시보다 높은 단기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방어주에서 경기 민감주와 소형주, 해외 주식으로 말을 갈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