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석방으로 헤알화 영향, 정치 변수 상수라는 의견도
일부 전문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내린후가 투자 적기"
[서울=뉴스핌] 이현성 기자 = 지난 8일(현지시간) 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 석방으로 헤알/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의 헤알화 환율 변동성 심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11일 현재 헤알/원 환율은 278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같은 시각 달러/헤알 환율은 4.16헤알 선이다.
헤알/원 환율은 지난 1년 기준 최저 수준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헤알/원 환율은 지난해 9월 270원 밑으로 한 차례 하락한 이후 지난해 10월 280선을 회복하고 최근까지 280선 이상을 유지해 왔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환율 하락이 지난 금요일 있었던 룰라 전 대통령 석방 이슈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성 기자 = 8일(현지시간) 브라질 파라나주 쿠리치바의 연방 경찰 시설에서 석방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19.11.11 hslee@newspim.com |
강양수 하나금융투자 채권상품팀 팀장은 "좌파 대통령인 룰라 등장으로 개혁 차질 우려가 확산되며 환율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센터장은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룰라 석방 이벤트를 비롯한 복합적 원인에 영향을 받았다"며 "지난주 심해유전개발을 위한 국제 입찰에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헤알화가 급락했고 그 다음날 룰라 석방 이야기가 나오면서 한 차례 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룰라 석방 이벤트가 중장기적으로 헤알화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채권 연구원은 "신흥국은 정치적 이슈가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이 상수처럼 작용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환율에 영향을 미쳤지만 가격이 반영되면서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은 "최근 헤알화의 하방경직성이 나타나는 추세"라며 더 이상의 헤알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헤알화 하방경직성이 달러 기준으로는 4.2헤알, 헤알/원 기준으로는 275원으로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이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강 팀장 역시 "이번 룰라 석방이 구조적인 이슈였다면 금리 등이 함께 강한 약세로 전환됐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달러/헤알 환율이 4.16헤알 수준으로 올라왔는데 4.2헤알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시장의 압박을 받아 환율에 개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 센터장 역시 "인플레 압박으로 4.2헤알에서는 브라질 중앙 정부가 환율 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이현성 기자 = 브라질 채권 금리와 헤알화 환율 [사진=NH투자증권]2019.11.11 hslee@newspim.com |
한편 브라질국채 투자에 대해서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재부터 내년 상반기가 적기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현재 5% 수준인 브라질 기준금리는 오는 12월 11일 50bp(1bp=0.01%) 인하가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4.5%를 예상하고 있다.
강 팀장은 "단기적으로는 룰라 석방 이슈로 환율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브라질 국채를 분할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현재 브라질 연금개혁이 완료되는 시점이고 정부가 민영화,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 역시 "지금이 가장 투자 적기라고 본다"며 "오는 12월 11일 추가 금리 인하 이후 시장이 어떻게 변동하는지에 따라 추가 매수 기회를 볼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 매크로 환경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이 있는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라며 "내년 상반기 매크로 환경이 개선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도 좋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흥국은 선진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미국 대선, 브렉시트 이슈가 있는 내년 하반기는 피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신 센터장은 "현재는 매수 기회는 아니라고 본다"며 "연말에 금리가 4.5%까지 내리고 내년초 4.25%로 내린 이후 추가 인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지금이 아닌 내년 글로벌 요인으로 강한 조정을 받을 때가 매수 기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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