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아마존·구글·MS까지 시장 진입
무선이어폰 중심으로 AI비서 서비스 구축될 수도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목에 거는 넥 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을 고수하던 LG전자가 지난달 28일 무선이어폰 '톤플러스 프리'를 내놓았다. 지난 2016년 처음 무선이어폰이 나온 것을 감안하면 다소 늦었다.
처음으로 무선이어폰을 시장에 선보인 애플도 에어팟2를 출시한지 약 7개월만에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에어팟 프로'를 미국 등 25개 국가에 출시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무선이어폰을 비롯한 웨어러블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이에 애플, 삼성전자는 물론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특히 무선이어폰은 향후 시리, 빅스비와 같은 음성인식(AI) 비서 서비스의 중심이 될 수도 있어 IT업체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6일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무선이어폰 시장이 지난해 대비 약 2.6배 성장해 166억 달러(한화 약 19조2311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져 내년엔 올해의 1.9배인 315억 달러(36조4927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 같은 성장세는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의 매출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전분기 에어팟을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 매출 성장폭이 전년대비 54%에 달했다. 아직 전체 매출액은 아이폰(334억달러)의 5분의 1에 못미치지만 같은 기간 아이폰 매출이 9%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단순히 재생, 일시정지, 전화 받기·종료 정도만 가능했던 무선이어폰이 진화하고 있다. 에어팟 1세대와 달리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음성인식 제어, 방수기능부터 케이스에 이어폰을 넣어 충전하는 동안 자외선으로 유해성분을 줄이는 기능까지 탑재됐다.
기능이 늘어난 만큼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들도 속속 등장했다. 2016년 12월에 출시된 에어팟은 출시 당시 국내 출고가가 21만9000원이었고 같은 해 삼성이 출시한 '기어 아이콘X'도 22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출시된 에어팟의 상위모델 에어팟 프로(32만9000원)는 이보다 10만원 이상 비싸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애플이 기존 아이폰 전략에서 성공했던 '프로'라는 프리미엄 모델 추가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며 신규 수요를 창출해 내려는 시도"라며 "에어팟 1세대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도 함께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무선이어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도 성장성을 봤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초부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에 소속돼 있던 이어폰 담당조직을 TV와 음향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로 옮기는 등 이어폰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홈을 지배하고는 있지만 모바일로 쉽게 도약하지 못하고 있는 AI 비서기능 확산을 위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최근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대형 IT기업들의 진입이 향후 무선이어폰 업계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 9월 '에코 버즈'를 출시했고 오는 12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이어버즈'를, 내년엔 구글이 '픽셀 버즈'라는 이름의 무선이어폰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