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널형 타입으로 바뀌었지만 귀에 꽉 끼는 느낌 없어
먹먹한 느낌 들어 불편...비싼 가격은 구매 걸림돌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나 혼자만의 세상에 있는 것 같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25개국에서 출시된 무선이어폰 신제품 에어팟 프로를 약 일주일 간 사용한 후 내린 평가다. 한국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애플 무선이어폰 신제품 에어팟 프로 착용 모습. 2019.11.06 sjh@newspim.com |
에어팟 프로는 애플이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기능을 추가해 내놓은 에어팟의 후속작이다. 애플은 무선이어폰 시장 강자로 전세계 무선이어폰 시장의 53%(카운터포인트리서치, 2분기 기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와의 격차도 크다.
◆ 편안한 착용감...소음 제거 기능 '좋아'
기존의 에어팟은 오픈형으로 주변 소음 차단이 어렵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음량을 높여야 한다. 이는 청력에 굉장한 부담이다. 애플은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기능을 탑재한 에어팟 프로를 선보임으로써 이같은 단점을 보완했다.
특이점은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이어폰을 귀에 꽉 맞게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픈형에서 커널형으로 바뀌면서 실리콘 이어팁이 추가됐지만 귀에 꽉 끼는 느낌이 없다. 이어팁은 동그란 모양이 아닌 타원형이다. 오히려 귀구멍에 잘 맞는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애플 무선이어폰 신제품 에어팟 프로. [사진=애플 홈페이지] 2019.11.06 sjh@newspim.com |
애플은 기술적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구현해 외부 소리를 차단했다. 외부에 있는 마이크가 소리를 감지하고 에어팟 프로가 그에 상응하는 안티 노이즈를 발생시켜 소음을 감쇠시킨다. 이에 더해 내부에 있는 마이크로 소음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다시 안티 노이즈로 소음을 지워준다. 쉽게 말해 안팎으로 소음을 두번 걸러내는 셈이다.
에어팟 프로는 보통의 이어폰 같은 착용감을 주면서 소음까지 잡아줬다. 이 부분이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 등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 유용했다. 다만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멀리서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사용할 때와 아닐 때의 차이가 극명하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항상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모드와 주변 소음을 수용하는 총 세가지 모드를 지원해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주변 소음 수용 모드를 선택하면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은 상황처럼 주변 소리를 들려준다.
애플은 에어팟 프로가 사용자 귀에 맞게 착용할 수 있도록 3가지 크기의 실리콘 이어팁을 기본 제공한다. 아이폰에서는 이어팁이 사용자 귀에 딱 맞는 지 테스트 해 볼 수도 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에어팟 프로 조작 화면. 2019.11.06 sjh@newspim.com |
◆ 버튼식으로 달라진 조작법 '만족'
에어팟 프로는 이어팁이 추가되면서 전체적인 생김새도 달라졌다. 다리 길이가 짧아지고 일부 평평한 면이 생겼다. 이 부분을 살짝 누르면 음악 재생정지가 된다. 두번 빠르게 누르면 다음곡 재생, 세번 빠르게 누르면 이전곡 재생이다. 에어팟은 터치식으로 측면을 '툭툭'쳐서 조작해야 한다.
버튼 조작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선택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스마트폰에서 음량을 조작하는 화면에서 원하는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에어팟 프로에서는 버튼을 조금 길게 꾹 누르면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 소음을 수용하는 모드로 각각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통화 품질은 무난했다. 통화 상대로부터 목소리가 웅웅거린다는 반응을 얻기는 했으나 지하철에서도 통화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이용하면 내 목소리도 덜 들려 소음 수용 모드를 선택하는 것이 더 편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 환경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조작이 불가능하다. 기기에서 직접 각 모드를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무선충전 기능이 지원되며 전작 에어팟에서 없던 생활 방수 기능이 추가됐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애플 무선이어폰 신제품 에어팟 프로(좌)와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2019.11.06 sjh@newspim.com |
◆ 비싼 가격은 큰 단점...귀가 먹먹한 느낌은 불편
에어팟 프로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출고가가 32만9000원이다. 무선충전 기능이 있는 에어팟2(24만9000원)보다 8만원, 일반 에어팟(19만9000원)보다 13만원 비싸다.
경쟁 제품으로 거론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15만9000원)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비싸다. 갤럭시 버즈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커널형으로 귀에 꼭 맞아 소음을 차단해 준다.
지하철 안에서 에어팟 프로와 갤럭시 버즈를 번갈아 끼면서 비교해 봤을 때 소음 차단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외에 착용감, 통화품질에서는 에어팟 프로가 더 낫다.
반면 에어팟 프로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하면 일반적인 때와 달리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든다. 비행기를 타고 높이 올라갔을 때 드는 느낌과 비슷하다.
집중해서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 잊혀지기도 하지만 오랜시간 사용 후 귀에서 빼면 뭔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시끄러운 곳에선 잘 들리지 않아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종합해 보면 소음 차단 기능만을 위해 에어팟 프로로 넘어가기엔 가격대가 높아 부담스럽다는 결론을 내렸다. 착용감이나 조작성이 좋기는 하지만 기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두고 새로 구매하기엔 가격이 걸림돌이다. 특히 최근 저렴한 가격대의 무선이어폰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어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