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3분기 1조 내외 영업흑자 달성 예상
내년 상반기 요금제 개편…특례할인 폐지 추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국전력이 올 3분기 원전 가동률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1조원 안팎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여름철 냉방수요로 인한 전력 판매량 증가와 높은 판매단가가 적용되는 계절별 차등 요금제 등 영향으로 분기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보이기 때문이다.
1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한전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3분기 1조3952억원보다 30~40% 낮은 수준이지만 1~3분기 연결기준으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최근 한전의 3분기 예상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은 한전 3분기 매출액을 15조8000억원, 영업이익을 1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 19% 낮아진 수치다.
앞서 한전은 올 1분기 6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도 2986억원 영업손실을 내 상반기에만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에서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면 약 1000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3분기 한전의 '반짝' 실적은 여름철 냉방수요 증가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통계로 봤을때 전력 사용량이 점차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1인당 전력소비량은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10%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올 3분기에도 원전 가동률 하락, 유가 상승 등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3분기 원자력발전 이용률이 대규모 계획예방정비 등 이유로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65.2%를 기록했고, 국제유가도 올초 바닥을 찍은 뒤 점차 상승추세에 있다. 비교적 발전 단가가 낮은 원자력은 가동율에 따라 전기구입 단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국제유가 상승은 발전사 운영에 상당부분 영향을 줘 전기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전 관계자는 "유가 상승 등 상황이 좋지는 않았지만 평소 전력소비량으로만 따져봤을땐 3분기 연결기준 흑자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종 실적은 공시 시한인 11월 14일 정도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 4분기는 흐름상 분위기가 괜찮다. 다만, 분기 특성상 전력사용량이 3분기보다는 크게 줄어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원전 가동률이 4분기 80%대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초반에 걸쳐 상당수 원전이 계획했던 정비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정비가 마무리되면 다음 정비 차수는 15개월 후인 2020년 4분기에 돌입하기에 2020년 상반기 원전이용률은 85% 이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 연구원은 "3분기 관세청의 석탄 수입단가는 전년 대비 20% 낮은 1t 당 73달러까지 낮아졌고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최근 두바이유 또한 60달러 이하의 가격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개별 소비세 인하를 감안하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단가도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반적인 발전단가는 원자력이 kWh당 60원 내외로 LNG의 절반 수준이다. 풍력 등 신재생보다는 3분의 1 수준이다. 발전원별 전력구입량은 원자력과 LNG가 각각 20% 내외를 차지하고 신재생 비중은 5% 정도로 높지않다. 아직까지 신재생 비중이 높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LNG 전력구입량 증가가 한전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
한편 한전은 한전 실적이 외부요인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도록 요금제 개편을 추진 중이다.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개선, 주택용 계시별요금제 도입 등이 포함된 요금체계 개편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 마련해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특히 전기료 특례할인을 모두 폐지하는 방안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료 인상 대신 각종 특례할인을 일괄 폐지할 경우 사실상 요금 인상 효과가 예상된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조1400억원에 달했던 각종 전기료 특례할인을 모두 폐지하고 전기요금의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