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카라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 등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바를 달성할 때까지 시리아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 전사들이 무기를 버리고 터키가 계획하는 ‘안전지대’에서 철수할 때까지 공격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쿠르드족 전사들이 16일 저녁까지 무기를 버리고 철수하는 것”이라며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한 터키의 ‘평화의 샘’ 작전은 ‘안전지대’를 확보해야 끝날 것이라는 점에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부에 ‘안전지대’를 만들어 터키 내 수백만 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이주시키려는 계획으로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로 진격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들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대표단을 터키에 급파해 휴전 중재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터키산 철강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고, 1000억달러 규모의 터키와의 무역협상을 즉각 중단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요구를 무시하며, ‘평화의 샘’ 작전은 시리아 북부에 근거지를 둔 테러 조직 잔당들을 척결하기 위한 것이므로 ‘테러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과 쿠르드족 인민수비대(YPG)와의 휴전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가 터키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터키의 대미 철강 수출은 지난해 미국인 목사가 터키에 억류된 일을 계기로 미국이 터키산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했을 때 이미 대폭 줄어 지금에 와서 다시 관세율을 올린다고 해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양국 간 무역협정도 실제보다 규모가 부풀려져 있어 결렬되더라도 터키로서는 크게 아쉬울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터키의 공격에 맞서 시리아정부군이 한때 적이었던 쿠르드족 지원에 나서며 시리아 측이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을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에르도안 대통령 또한 물러설 기미가 전혀 없어 확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피난길에 오른 시리아 주민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