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14일 전격 사의 표명
"동력 상실” vs “검찰개혁 가속”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취임 이후 한 달간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던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문재인 정부 ‘숙원사업’인 검찰개혁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조 장관 사퇴로 검찰개혁이 동력을 잃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일단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이미 관련 제도화 등이 시작된 상황에서 오히려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를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조국 법무부 장관은 14일 오후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오늘 법무부 장관 직을 내려 놓는다”고 밝혔다.
조 장관이 특수부 폐지 등을 담은 관련 규정 개정을 발표한지 3시간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조 장관 임명의 가장 큰 이유였던 검찰개혁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에 대해서는 법조계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조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 검찰개혁 공약의 상징적 인물 이었다”며 “그가 결국 가족 수사 등에 따라 사퇴하게 된 만큼 검찰개혁의 당위성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최근 내놓은 검찰개혁 방안도 대부분 검찰이 먼저 제안했거나 기존에 공개된 방안들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지 않느냐”면서 “앞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의 주체가 돼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조 장관이 자신을 검찰개혁의 ‘불쏘시개’라고 자처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퇴 역시 검찰개혁의 동력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조 장관이 가족수사 등 압박에도 물러나지 않고 한 달 넘게 버틴 것은 적절한 사퇴 시기를 저울질해 왔기 때문”이라며 “오늘 오전 조 장관의 발표로 특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을 위한 제도화 작업이 시작됐다. 이 같은 움직임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조 장관의 선택이 검찰개혁의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조 장관은 실제 사퇴를 발표하면서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지만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면서도 “검찰 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 특수수사부(특수부) 폐지 및 직접수소 축소를 골자로 하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오는 15일 국무회의에 상정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규정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 즉시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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