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표정으로 준비한 입장 밝혀
현장에서 법무부 직원들 박수갈채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35일간의 짧은 임기를 끝으로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조국 장관은 마지막까지도 '검찰개혁'을 강조하고 떠났다.
조 장관은 14일 오후 3시 30분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에서 마지막 퇴근길에 올랐다. 조 장관은 여느 때와 같이 네이비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장관직 사퇴 발표 이후 약 1시간 30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현장에는 무거운 공기가 흘렀지만 조 장관의 표정은 덤덤했다. 조 장관은 청사를 빠져 나오며 "국민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하고 감사하고 고맙다"며 "저는 이제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혁신과 검찰 개혁 과제는 저보다 더 훌륭한 후임자가 맡을 것 같다"며 "더 중요하게는 국민들이 마지막 마무리를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입장을 밝히면서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은 것처럼 홀가분한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봤다. "언론인 여러분에게도 감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 소회를 모두 털어 놓은 조 장관은 가벼운 목인사를 끝으로 준비된 차량을 타고 떠났다. 조 장관이 차에 오르자 현장에 있던 법무부 직원들의 박수갈채도 이어졌다.
법무부에서 빠져나온 조 장관의 차량은 약 30분 만인 오후 3시 58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자택에 도착했다.
조 장관은 '후임자를 대통령에게 추천했냐', '거취는 인사권자 권한이라 하지 않았나' 등 기다리던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아파트 1층 입구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를 나서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앞서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며 돌연 장관직 사의 의사를 밝혔다. 조 장관은 "장관으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고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사퇴 이후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조 장관은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면서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 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 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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