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홍콩·중국 수입 줄이고 베트남 수입 늘려
중국, 대체 생산기지 베트남·대만 이전 증가
[서울=뉴스핌] 이현성 기자 = 미중 무역전쟁 지속 국면에서 베트남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미국 등 선진국 주식시장이 우위를 점해왔지만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2019년 미국의 대중국 공세가 강화되는 국면에서 베트남 시장은 다른 신흥국, 프런티어 시장에 비해 견고한 흐름을 보여왔다.
[사진=유진투자증권] |
허 연구원은 “베트남 시장이 저평가되었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텐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 주식 시장의 주가수익배율(PER)이 15배이며 MSCI 프런티어 시장의 PER은 9배다. 반면, 베트남 주식시장의 PER은 17배다.
허 연구원은 “베트남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상대적인 수혜를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올해 미국의 베트남 수입이 20~30%로 크게 증가했으며 중국의 대 베트남 해외직접투자(FDI)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무역분쟁 국면에서 미국이 홍콩과 중국의 수입을 줄이고 베트남과 대만 제품 수입을 늘렸으며 중국의 대체 생산기지가 베트남으로 옮겨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사진=유진투자증권] |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한 2018년 이후 베트남 무역수지는 흑자 기조로 돌아섰고 이 기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허 연구원은 “현재 베트남 시장은 2007년~2008년 베트남 붐이 일어난 이후 급락했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베트남의 거시 환경이 상대적으로 견고해졌다”고 강조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수 활력을 보여주는 유동성 증가율이 2018년 이후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베트남 동화는 절세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5~6%로 아시아 국가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그러나 허 연구원은 “MSCI 신흥국 편입 기대가 성장 매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베트남은 MSCI 프런티어 시장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의 은행 보유한도(현재 30%) 개혁이 예상되는 2021년 경, 베트남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이 점쳐지고 있다. 허 연구원은 “베트남의 MSCI 지수 편입은 주식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가져오고 외국인 투자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hslee@new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