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유럽 경쟁업체들에 대한 자금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일부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 국영은행들이 화웨이에 제공하는 조건과 맞먹는 수준으로 노키아와 에릭슨 등 유럽 통신장비업체들에 신용 한도를 제공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영은행들이 화웨이에 제공하는 신용한도는 수십억달러 규모이며 회사의 대출상환 기간은 경쟁업체들이 거래은행으로부터 적용받는 기간에 비해 훨씬 길다고 FT는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이런 방안을 모색 중인 것은 당장 미국 내에서 화웨이와 경쟁할 만한 기업이 부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T는 특히, "휴대전화와 송신탑 간 신호를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무선장비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미국에 없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오라클, 시스코 등 미국 대형 통신장비업체들에 무선전송 시장 진입 검토를 제안했으나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진입에 많은 비용이 들어갈뿐 아니라 자리를 잡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Dell’Oro)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 세계 통신 장비의 28%를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뒤를 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차세대 이통통신망인 5세대(G)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가 우위를 점하는 것은 국가안보에 위협이라고 보고 있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FT에 "우리는 수십년 전 통신장비 제조 분야에서 우위를 포기했다"며 "현재는 그런 행동이 국가안보상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행정) 부처와 기관이 필사적으로 이 게임에 복귀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와 경쟁할 국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 중이다. 또 정부는 다른 회사 장비 간에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등 5G 기술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이동통신업체들은 한 업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기업에서 제품 구매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매사추세츠주(州)에 거점을 둔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알티오스타(Altiostar)와 협의 중이라고 FT는 전했다.
화웨이와 미국 5G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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