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최신형 스마트폰의 유럽 출시를 연기할 예정이라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외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4G 및 5G 버전의 ‘메이트 30’과 ‘메이트 30 프로’의 출시를 연기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 제재로 최신 휴대폰에 구글앱을 쓰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리처드 위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30'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2019.09.19.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화웨이는 이날 독일 뮌헨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개최한 후 내주부터 중국 본토에서 사전주문을 받고 내달 중으로 동남아에서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유럽 출시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고 화웨이 대변인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목록에 올리고 정부의 승인 없이 미국 기업들이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화웨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다양한 앱과 게임,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뿐 아니라 유튜브, 구글맵, 지메일 등도 화웨이 스마트폰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화웨이 모바일 서비스’(HMS) 생태계를 만들고 HMS 앱 개발에 10억달러의 인센티브를 내세우는 등 장애물을 돌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 부사장은 “구글앱이 없으면 중국 외 지역에서 화웨이 신제품의 가치와 유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메이트 30 출시 연기로 유럽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가 한층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분기 유럽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6% 감소했다.
이 틈을 타고 화웨이의 글로벌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유럽 시장에서 입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유럽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은 20% 증가했다.
벤 스탠튼 캐널리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삼성은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재빠르게 기회로 만들고 있다”며 “삼성은 안정적인 대안이라는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주요 소매판매점들과 분주하게 물밑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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