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북미, 이번 협상서 결론보다 새로운 셈법 타진"
남성욱 "다음번 실무협상서 합의문 마련 노력할 것"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미가 오는 5일 비핵화 실무협상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만남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미(북미) 쌍방은 오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나는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북미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만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북미가 특별한 결론을 내기 보다는 서로에게 요구해왔던 새로운 셈법을 타진해보는 탐색의 의미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실무협상에서는 북미가 서로의 셈법에 대해 입장을 주고 받는 것에 그칠 것"이라며 "실무협상 첫 날은 의제를 설정하고 둘째날 실질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을 것인데 서로의 입장을 들은 뒤 돌아가 다시 검토해 추후 본격적인 이야기를 할 실무협상을 다시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첫술에 배부르긴 힘들 것"이라며 "그동안 북미가 상대방에게 새로운 셈법을 요구해왔기 때문에 이번 실무협상은 그것을 탐색하는 시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북미가 예비 협상까지 잡은 것은 여기서 탐문 청취 단계를 갖고 입장을 타진하려는 것으로 실무접촉에서 결렬되면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후 북미는 실무협상을 다시 열고 정상회담에서 서명할 수 있는 합의문을 만들기 위해 접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미가 다음번으로 이어지는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로드맵과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 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안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교수는 "앞으로의 실무협상을 통해 북미 정상이 서명할 수 있을 정도까지 합의문을 만들려 할 것"이라며 "실무협상에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당연히 뒤따르는 북미 정상회담도 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부원장 역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은 정상들이 직접 만났음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해 부담이 컸다"며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북미는 실무협상을 통해 서로 구체적인 합의안을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는 이후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제재 완화와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 비핵화 방안 등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일 예정이다. 북한이 '동시적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주장하며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아직까지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안을 주장하고 있어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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