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독일 출신의 사빈 로텐슐레거 유럽중앙은행(ECB)의 집행 이사가 돌연 사임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ECB는 이날 "집행 이사이자 정책위원회의 위원인 사빈 로텐슐레거가 마리오 드라기 총재에게 10월 31일 자로 사임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4년 1월 선출된 로텐슐레거 이사는 임기를 2년 앞두고 물러나게 됐다. 당초 로텐슐레거 이사의 임기는 2022년까지였다.
ECB는 로텐슐레거 이사의 사임 이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로이터와 FT는 로텐슐레거 이사의 사임 소식이 통화정책회의가 열린지 2주 뒤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은행은 지난 12일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예치금 금리를 기존의 -0.4%에서 -0.5%로 10bp(1bp=0.01%포인트) 낮췄다. ECB는 금리 인하와 함께 오는 11월 1일부터 월 200억유로 규모의 순자산을 매입하는 등 양적완화(QE)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FT에 로텐슐레거 이사가 ECB를 떠나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며, 그가 최근 ECB의 통화 완화정책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로텐슐레거 이사는 매파 위원 중 한 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주 전에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은행의 채권 매입 재개에 반대의 뜻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로텐슐레거 이사의 사퇴 소식을 두고 ECB 내부에서 통화정책 완화 결정을 두고 내부 분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ING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르스텐 브젠스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통화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ECB가 현재 얼마나 취약한 상태인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브젠스키는 그러면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차기 총재가 해결해야 할 일들이 생겼다고 부연했다.
한편, 라가르드는 오는 11일 1일 드라기 총재의 후임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사빈 로텐슐레거 유럽중앙은행(ECB)의 집행 이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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