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유일 1승’ 17세 박소현, 해외 투어 도전
16세 구연우, 15세 이은지는 테니스 조기 유학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한국 여자 테니스 미래’를 꿈꾸는 박소현, 구연우, 이은지가 해외투어와 조기 유학을 하는 등 미래를 위한 과감한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캐롤리나 무호바(체코·세계 45위)가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단식 결승 경기는 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약 6시간 지연되었으나 많은 관중이 마지막까지 남아 늦은 시간까지 결승 경기를 응원했다.
국내 유일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은 최근 권순우(CJ제일제당·세계 91위)와 정현(세계 145위)의 활약으로 ‘남자 테니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만큼 그 뒤를 이을 여자 선수들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한국 여자 테니스의 미래를 꿈꾸며 과감한 도전을 한 박소현(왼쪽부터), 구연우, 이은지. [사진= 스포티즌] |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들의 활약은 볼 수 없었다.
자력으로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으며, 예선에 5명, 본선에2 명이 와일드카드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17살 박소현(CJ제일제당·세계 주니어 19위·세계 701위) 외 나머지 5명의 선수들은 첫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한국 테니스는 그 동안 주니어들이 세계적인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면 국내 무대에 안주하여 점점 세계적인 수준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기존의 틀을 깨고 박소현, 구연우, 이은지가 남다른 도전에 나섰다.
이들은 세계 여자 테니스의 최정상을 꿈꾸며 빠른 투어 생활 정착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일찍이 해외에서의 경험을 쌓기로 했다.
이번 코리아오픈 예선 1회전에서 본인보다 랭킹이 500 계단 높은 유 사오디(중국·WTA 220위)를 꺾고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하게 1승을 차지한 박소현은 오랜 고민 끝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포기하고 해외 투어를 선택했다.
ITF(세계테니스연맹)에서 각국 유망주들의 발전을 위해 그랜드슬램발전기금으로 운영하는 18세부 투어링팀 프로그램에 지원, 선발되어 팀 내 유일한 한국인으로써 여러 나라에서 온 선수들과 함께 숙식하고 훈련하며 총 약 12주간 테니스뿐만 아니라 영어, 식생활, 문화 등에 있어 다양한 경험을 했다.
지난 해 오렌지보울 복식 우승을 차지한 박소현은 올해 4월 ITF 터키 안탈리아 W15 프로 서키트 대회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 US오픈 주니어대회를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개인 코치, 트레이너와 함께 프로 무대에 본격적으로 도전을 시작했다.
박소현보다 한 살 어린 구연우(CJ제일제당·세계 주니어 81위) 역시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홍콩의 한적한 산기슭에 위치한 브루게라 아카데미에서 홀로 지내며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하고 있으며 스페인, 남미에서 온 열정적인 코치들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영월에서 개최된 ITF 영월 W15 프로 서키트 대회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단식 정상에 오르며 그간의 혹독한 훈련의 결실을 보았다.
아직 중학생인 이은지(CJ제일제당)는 스페인의 라파나달아카데미로의 유학을 선택한 지 벌써 1년이 되었다. 다소 늦게 테니스를 시작했으나 빠른 유학길에 올라 테니스 선수로써의 식습관, 생활습관을 몸에 익혔다. 아카데미의 유일한 한국 학생으로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완벽하게 적응하여 외국 친구들, 코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영어를 비롯 스페인어까지 배우고 있다.
박소현, 구연우, 이은지가 앞으로 한국 테니스에 어떤 새로운 기록을 세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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