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IT 신생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미국과 무역 전면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벤처캐피탈의 유동성 공급이 마비된 결과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지난 10년간 이어진 중국 IT 신화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IT 스타트업 사이에 자금 조달이 불발되거나 계획을 보류하는 사례가 꼬리를 물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중국의 트럭 공유 및 호출 서비스 업체인 만방그룹이 1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철회했다.
인공지능(AI) 부문의 유망주로 꼽히는 센스타임 그룹은 불과 몇 개월 전 2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구체적인 딜을 배제한 이른바 ‘넌 딜 로드쇼(NDR)’를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세계 최초로 접을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개발해 세간의 관심을 모은 로욜 역시 수 개월 전부터 10억달러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난기류를 만난 상황이다.
자금줄이 줄줄이 막히면서 중국의 IT 급성장 역시 한 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인 ‘중국 제조 2025’의 주축이 IT라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메머드급 스타트업 업체를 지칭하는 유니콘 기업이 지난해 30에 달하며 유포리아를 연출했지만 올들어 상반기까지 새롭게 등장한 업체는 7개에 그쳤다.
무역 전면전 속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IT 업계에 대한 매파 기조를 취하자 벤처캐피탈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의 ‘입질’이 시들해졌다는 진단이다.
컨설팅 업체 에이전시차이나의 마이클 노리스 리서치 전략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둔화되던 중국 투자 열기가 올들어 크게 꺾였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무역 마찰을 계기로 중국 IT 업계에 대한 투기적인 베팅이 종적을 감추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컨설팅 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연초 이후 중국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325억달러로, 지난해 1118억달러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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