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봉, 사람의 이동·물류 운송 등 가능해져
김필수, 미래차 경쟁 생존 걸린 국가간 경쟁..정부에 쓴소리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세계 3위 업체인 미국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을 세우기로 한 것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 공유경제를 향한 결정적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4일 “자율주행 분야에서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며 “최종 목적인 자율주행이 돼야만 모빌리티 플랫폼이 완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본부장은 “자율주행이 완성되면 자동차의 공간을 바꿀 수 있게 되고, 운전자가 필요 없게 된다”면서 “자율주행 관련 특례법이 있기 때문에 사람의 이동 뿐만 아니라, 물류 운송 등을 같이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CES 2018 때 현대차가 오로라(Aurora)와 자율기술 협업하기로 했었는데, 오로라가 최근 다른 완성차 업체와 손잡았다”며 “이는 현대차와 오로라가 뭐가 잘 안 됐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 부회장(사진 좌측)과 앱티브 케빈 클락 CEO(사진 우측) 등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주행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
고 본부장이 설명한 모빌리티 산업은 토요타의 ‘이팔레트(e-Pallete)’와 유사해 보인다. 이팔레트는 길이 4.8m 상자 모양의 자율주행 전기차로,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전기차이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지난해 CES에서 현재 자동차 업계가 맞는 변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팔레트를 꼽았다.
아키오 사장은 당시 “이팔레트는 전동화, 커넥티드,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전기차”라며 “맞춤형 인테리어를 통해 이동과 물류, 판매 등 다양한 서비스에 맞춰 사람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새로운 모빌리티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팔레트는 여러 서비스 사업자들이 차량 한 대를 함께 이용하는 것이 가능한 공유경제의 핵심이다. 출퇴근용으로 쓰던 자동차를 배달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쓸 수 있고, 자동차가 상점 및 사무실 등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토요타는 아마존, 피자헛, 우버 등 세계적인 기업과 제휴하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이팔레트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SW) 개발 및 공급을 목표로 한다. JV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하게 되고, 추후 설립 인허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 최종 설립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오는 2022년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차에 적용해 시범운영에 나서고 2024년에 양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뛰어나다면 다른 완성차 메이커들이 이 조인트벤처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 회사들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빌리티 산업과 공유경제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생존’이 달렸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모빌리티 산업을 통한 공유경제는 자동차 업체의 생존이 걸린 만큼, 전 세계 자동차 업체와 수많은 기업이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자율주행 기술 확보는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도 정부는 미래차와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자동차 업체에 대한 지원이 소극적”이라며 “미래 차 산업은 국가 간의 경쟁인 만큼, 우리 기업이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