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초단기 자금시장의 리스크를 진화하기 위해 통화 당국이 전폭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장중 한 때 은행간 하루짜리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이른바 레포(Repo, 환매조건부) 금리가 10%까지 치솟자 이틀 연속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 데 이어 19일 또 한 차례 시장 개입에 나서기로 한 것.
월가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연준의 양적완화(QE) 재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번지는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 역시 통화정책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차대조표를 확대할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9일 장 초반 초단기 자금시장에 75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7일과 18일 레포 거래를 통해 각각 530억달러와 750억달러의 자금을 방출한 데 이어 3일 연속 소위 바주카포를 동원하겠다는 얘기다.
금융시장의 소방수로 통하는 뉴욕연은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섰지만 18일 장중 레포 금리가 2.30%까지 오르며 이날 금리인하 이전 연방기금 금리의 상단인 2.25%를 뚫고 오르자 내린 결정이다.
아울러 이날 기준금리를 1.75~2.00%로 인하한 만큼 초단기 자금시장의 금리를 이에 상응하는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구라프 사롤리야 매크로 전략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단기 금리의 통제력을 잃었다는 불안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브린 캐피탈의 스콧 부차 채권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자금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연준은 당분간 유동성 공급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레포시장의 상황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나타났던 신호와 흡사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행중인 연준이 자산 매입을 재개해야 한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다.
픽텟의 토마스 코스터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재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도 이 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통화정책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기 자금시장의 혼란이 경제 펀더멘털에 충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17일 금리 급등에 정책자들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예상보다 빨리 대차대조표 확대를 재개해야 할 수도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적정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밝혔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