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서 국내선 여객기가 이륙 직후 새 떼와 충돌해 비상착륙 한 가운데, 조종사의 침착한 대처 덕분에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15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승객 226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233명을 태운 우랄항공 소속 여객기는 크림반도 도시 심페로폴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동남쪽 쥬코프 공항을 이륙한 직후 갈매기 떼와 충돌했다.
뒤이어 새들이 양쪽 날개의 2개 엔진에 모두 빨려 들어가면서 1개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고, 다른 엔진도 고장을 일으켰다.
기장은 엔진을 모두 끄고, 착륙 바퀴를 사용하지 않은 채 비행기 몸체만을 이용하는 동체 착륙을 시도해 활주로에서 1KM 떨어진 옥수수밭에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켰다.
옥수수밭에 비상 착륙한 러시아 여객기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고기 기장은 엔진 고장 직후 지난 2009년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항공사고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당시 뉴욕을 출발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향하던 US 에어웨이즈 1549편 에어버스 A320기는 새와 충돌해 허드슨강에 불시착했는데, 기장과 부기장이 비행기를 강에 착수시키고 150명의 승객 전원을 무사히 구한 바 있다.
이날 옥수수밭 착륙 과정에서는 75명이 부상했으나, 대부분은 가벼운 부상으로 이미 퇴원했으며 중상자는 단 1명이었다. 승객들은 주로 탈출 과정서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침착한 대응으로 사망자를 내지 않은 기장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는 ‘영웅’이라며 그를 칭찬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또 전문가들은 항공기 제조업체들과 규제당국이 새와의 충돌, 즉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를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항공기 설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