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가 내달 1일 시행 예정인 중국 수입품 관세의 일부를 연기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큰 폭으로 랠리했다.
협상 타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신경전이 일정 부분 진정될 가능성에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매수로 반응했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 선거 결과로 인한 충격이 지속되는 한편 홍콩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72.54포인트(1.44%) 상승한 2만6279.91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2.57포인트(1.48%) 뛴 2926.3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52.95포인트(1.95%) 급등하며 8016.36에 마감했다.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은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 가운데 일부 품목에 대한 10% 관세 도입을 12월15일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품목에는 노트북과 컴퓨터 모니터, 휴대폰, 그 밖에 일부 의류 및 신발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헬스케어와 국가 보안을 근거로 일부 수입품의 역시 관세 시행이 연기된다고 USTR은 발표했다.
스마트 워치와 스마트 스피커, 휘트니스 기기와 블루투스 헤드폰 등 상당수의 IT 제품이 내달 1일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 받게 된 만큼 관련 업체의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월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 발 양보에 높은 의미를 실었다.
내달 초 워싱턴에서 예정된 무역 담판이 불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중국 역시 협상 진전에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할 가능성이 고개를 든 것.
다만, 일부에서는 이번 결정이 무역 전면전에 따른 충격을 미국 스스로 인정한 셈이며 중국이 이를 악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콤패스 포인트 리서치의 아이삭 볼탠스키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에서 “일부 관세 연기 소식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최종 합의는 2020년 대통령 선거까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의 과격 시위 역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부분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골드만 삭스와 씨티그룹을 포함한 은행과 현지에 진출한 미국 여행 및 숙박업계 등 기업들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하고, 주가에도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다.
경제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7월 미국 소비자 물가가 연율 기준으로 1.8% 상승한 한편 전월 대비 0.3% 올랐다. 이는 전월 수치인 1.6%와 0.1%에서 개선된 결과다. 변동성이 높은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역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관세 일부 연기 소식에 애플이 4% 선에서 급등했고, 전자제품 유통 업체인 베스트 바이 역시 7% 가까이 랠리했다.
인텔과 퀄컴이 각각 2%와 3% 선에서 상승하는 등 반도체 칩 섹터가 강세를 나타냈고,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캐터필러와 보잉 역시 1%와 0.3% 가량 올랐다.
반면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장 초반 하락했던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bp(1bp=0.01%포인트) 상승 반전하며 1.7%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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