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도 “한국은 부자나라‥더 많이 기여해야”
에스퍼 국방 방한 앞두고 방위비 대폭 인상 포석
외교부 “공식 협상 시작 안됐다” 해명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그동안 한국으로부터 사실상 받은 것이 없었다면서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기 참사 현장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한국과 나는 합의를 했다. 그들은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위비 분담 등 언급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알다시피 우리는 한국에 3만2000명의 군인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약 82년 동안 그들을 도와왔다"면서 “우리는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식적인 주한 미군 규모는 2만8500명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3만200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날 어떤 기준으로 ‘82년’을 언급했는지 분명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한국과 나는 그들이 훨씬 더 많은 돈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면서 “그들은 훨씬 더 많은 돈을 지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 “그러나 나는 수년간 그것(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그들은 훨씬 더 많이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며 그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지급하기로 합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올린 트윗을 통해서도 “미국에 지불하는 비용을 늘리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이므로 미국이 제공하는 방위에 기여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한국에 의해 거의 돈을 지급받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한국이 9억9천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9일 한국에서의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나는 마크 에스퍼 국방 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로부터 대폭적인 방위비 인상을 끌어내기 위한 기선 제압용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3∼24일 방한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방위비 대폭 증액을 한국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를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 연설에서 “우리가 50억 달러를 주고 방어하는 부자 나라가 있다. 그 나라는 5억 달러만 낸다. 국가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전화 한 통으로 올해 5억 달러를 더 내게 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한편 외교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차기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시작됐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협상이 공식 개시되지 않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타국의 정상의 소셜네트워크(SNS)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한미는 지난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 계기에 앞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방위비 분담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협상대표 인선과 협상 TF 구성은 정부 내 검토를 거쳐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