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영국이 제안한 유럽 차원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에 대해 이란 정부가 비난을 쏟아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유럽 국가들이 유럽 함대를 페르시안 걸프만에 보내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는 매우 적대적인 메시지를 동반하며 도발적"이라며 중동 지역의 긴장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덩컨함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란 정부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최근 영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구축함을 추가 파견한 가운데 나왔다. 같은 날 영국 국방부는 HMS덩컨함이 걸프 해역에 도착했다고 알리며 덩컨함이 HMS몬트로즈함과 더불어 영국 상선과 유조선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자국 유조선이 나포된 이후인 지난 22일 유럽 차원 함대를 보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4일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나포하자 이후 이란은 영국의 스테나 임페로호가 국제 규정을 위반했다며 해당 유조선을 억류한 바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같은 영국의 제안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유수프 빈 알라위 오만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외국 병력 존재는 지역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긴장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유럽국가들 역시 미국이 배제되는 유럽 주도 작전이라는 점 때문에 영국의 제안을 달가워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지난 25일 걸프만에 군 자산을 추가적으로 보낼 의향은 없지만 다른 국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현재 배치된 함대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유럽의 함대 파견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군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감시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며 주요 수로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일명 '센티넬 작전'으로 알려진 다국적 해상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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