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지난해 7월 미국이 중국에 관세 부과를 개시한 이후 중국 제조업에서 50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홍콩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투자은행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보고서를 인용해 무역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 제조업에서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제조업 고용의 3.4%에 해당하며 중국의 전체 노동 시장 대비 0.7%로 비교적 제한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지난 5월 미국이 20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린 데 따른 충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무역전쟁으로 인한 실제 일자리 감소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CICC는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중국 정부의 평가보다 비관적인 중국 노동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일자리 감소에는 무역 전쟁의 영향과 함께 국내 구조적 조정 및 순환적 요인도 포함됐다는 점을 알렸다.
CICC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제조업 하위 8개 분야에서 최소 150만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및 통신 장비업 부문이 가장 영향을 크게 받았다. 미 행정부가 중국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등 중국 기술 기업에 제재를 강화하면서 컴퓨터 및 통신 분야 일자리가 4.9% 감소했다.
중국에 공장을 둔 많은 다국적 기업들도 운영비 증가와 미국이 부과한 관세 영향으로 문을 닫고 있다. 소니 모바일이 지난 3월 베이징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했으며 삼성전자도 이르면 오는 9월 후이저우 공장을 폐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고무 및 플라스틱 부문의 일자리가 3.8%, 전기 및 기계와 금속 부문의 고용은 각각 2.8%, 2.6% 감소했다.
톈진완다타이어그룹 직원들이 중국 허베이성 씽타이에 위치한 생산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2019.05.21. [사진=로이터 뉴스핌] |
CICC는 지난해 7월과 8월 미국의 첫 두 차례 관세 부과로 중국 고용시장이 가장 크게 타격을 받으면서 총 500억달러의 중국 수입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CICC는 보고서에서 "만약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이 고조되면 제조업 일자리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고용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역주기 조절과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최고지도부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달 말 이전 경제 관련 분기 회의를 열고 성장과 고용 증대를 위한 새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무역 전쟁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공식 통계를 공표하지 않았으나 국내총생산(GDP)이 0.5% 가량 하락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6월 도시 실업률은 5.1%로 지난해 4.8%와 비교했을 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으나 이 수치는 미국 관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수백만명의 이주 노동자의 저임금 제조업 일자리를 포함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 교통은행과 하이통증권은 무역전쟁으로 현재까지 중국에서 70만~12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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