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거래 제한 완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만간 미국 IT 업체들이 제출한 화웨이 거래 승인 신청서의 검토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서 고위 정책자들과 담판에 나서는 가운데 협상 진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화웨이 로고 [사진=바이두] |
23일(현지시각)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 이내에 기업들의 화웨이 거래 신청서 검토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텔과 퀄컴 등 IT 업체 경영자들과 백악관에서 회동을 갖고 화웨이와 거래 허용 여부를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앞서 반도체 업계를 포함한 미 IT 기업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화웨이 주요 제품의 부품 공급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 오사카 담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화웨이 거래 허용을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거래 제한을 완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로스 장관은 “35개 기업들이 50여건의 거래 승인 신청을 냈다”며 “기업들의 요구에 즉각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화웨이의 모든 비즈니스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비밀리에 북한의 무선 통신망 구축을 지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각별히 모니텅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워싱턴 포스트(WP)는 각종 계약서와 실무 워크시트를 포함한 화웨이 내부 문건과 전현직 직원의 발언을 폭로, 업체가 북한의 무선 네트워크 건설 및 운영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최소 8년에 걸쳐 화웨이가 중국 국영 업체인 판다 인터내셔널을 통해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각종 부품과 장비, 기술을 제공한 한편 운영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사카 담판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 또 한 차례 난기류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졌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 팀이 다음주 월요일(29일) 중국 행에 오를 예정이다.
정책자들은 31일까지 상하이에 머물며 중국 협상 팀과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당초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협상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블룸버그의 보도에 그는 언급되지 않았다.
한편 이와 별도로 로이터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수입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한 차례 압박을 가했다.
CNBC는 양국 협상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 완화와 중국의 농산물 수입 확대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