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미 의회가 연방 기금으로 중국산 전기버스와 철도차량을 구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블랙 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들과 거래를 제한한 상황에 이번 중국산 교통수단 규제 움직임이 양국 무역 협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산 교통 수단 규제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보조금을 지급받은 중국 업체들로부터 미국의 경쟁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은 카메라나 위치 추적기를 포함한 각종 장비가 중국산 버스, 기차에 장착돼 있어 중국 당국에 전략적 정보가 넘어가는 등 감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파이 행위 가능성을 우려한 셈이다.
할리 루다 의원은 "우리의 철도, 버스 산업을 보호하고 대중교통 수단의 사보타주 및 스파이 행위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 하원은 중국 국영 기업 또는 보조금을 지급받은 기업이 제조한 철도차량을 구입할 때 연방기금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중국 최대의 국유 열차 제조업체인 '중궈중처(中国中车ㆍCRRC)'의 미국 자회사를 겨냥한 조치다. CRRC는 최근 몇년 간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와 연간 180억달러로 추산되는 신규 지하철 열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 시장에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다.
지난달 상원에서도 중국산 버스를 겨냥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비야디(比亞迪·BYD)' 제재를 목표로 한 것으로 미국 시장에 전기버스를 판매하는 'BYD모터스'를 대상으로 한다.
미 의원들은 곧 이 법안의 두가지 조항을 조정하기 위한 비공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양당 의원들은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미국 현지 교통당국의 자본 지출 중 약 3분의 1이 연방정부로 부터 나오기 때문에 입법자들은 미국 시장에서 중국을 퇴출시키기를 원한다며, 미국 대중교통 시장에서 보다 큰 기반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저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바이두]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