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카지아니스 "북미 협상이 여전히 깨지기 쉬운 상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북한이 다음 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속을 어긴 것으로 판단한 듯 보이는데 이는 큰 문제이며, 최악의 경우 미국과 북한 간 재앙적 수준의 핵전쟁이 일촉즉발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 워싱턴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21일(현지시각)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북한의 단순한 오해로 인해 이러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한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이려고 하는데,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실무협상(북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카지아니스 국장은 자신이 접촉한 백악관 및 한국 관계자들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 당시 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한 바 없으며, 이 문제가 회동 당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년 6.12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 이슈에 대한 약속을 한 적은 있으나, 북한이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으며, 양측 간 이 약속을 두고 커다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추후 예정돼 있던 한 차례의 훈련을 취소했을 뿐이며,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무기한 중단한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군사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정확히 어떤 훈련인지 언급하지 않은 것이 북한에 다소 혼란을 줄 수는 있다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는 추가 (훈련) 중단은 북한이 협상에서 얼마나 선의를 보이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다만 카지아니스 국장은 양측 실무 협상단이 마주 앉아 지난 두 차례 회담에서 나온 기본적 내용들을 바탕으로 합의안을 마련하려 할 텐데, 아직 북한 측이 논의를 위한 날짜나 시간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미국은 한국과의 연합 군사 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북한이 협상 날짜를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연합 훈련 전격 보류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는 북미 협상이 여전히 깨지기 쉬운 상태이며, 하찮아 보이는 말 한마디가 상황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의에 대한 약간의 오해도 핵전쟁의 위기를 다시금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