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 역사상 세 번째로 오래 재직한 존 폴 스티븐스 전 연방대법관이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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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존 폴 스티븐스 미국의 전 연방대법관의 생전 모습. 2006.03.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과 의회전문 매체 더 힐 등은 존 폴 스티븐스 전 대법관이 99세의 일기로 플로리다주(州) 포트로더데일에 있는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사인은 뇌졸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전해졌다.
존 로버츠 미 대법원장은 성명을 통해 스티븐스 전 대법관이 "친절과 겸손, 지혜, 독립성 등이 조화된 모습을 연방대법원에 가져다주었다"면서 "정의에 대한 그의 변함없는 헌신은 우리(미국)를 더 나은 국가로 만들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스티븐스 전 대법관은 19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된 이후 35년 동안 대법관을 지냈다. 그가 대법관의 자리를 지키는 동안 거쳐간 미국 대통령의 수도 7명에 이른다.
스티븐스 전 대법관은 생전에 여성의 낙태권과 동성애자의 권리 등을 옹호했으며, 총기 규제를 주장했다. 그는 은퇴 후에도 지속해서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지난 5월에는 회고록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또 지난해에는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인의 총기 보유권을 명시한 수정헌법 2조의 폐기를 주장하는 글을 기고했으며,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등 성추행 파문에 휩싸였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상원 인준을 반대하는 의견을 가감 없이 개진했다.
스티븐스 전 대법관은 생전에 검은색 예복에 나비 넥타이를 즐겨 했으며, 테니스를 좋아했던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로이터는 그가 비당파적이고, 독립적이라는 평판을 들은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