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협상을 하는데 갈 길이 멀다고 16일(현지시간) 말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상계 관세 분쟁에서 7년 만에 미국에 승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국무회의에서 "중국과 최종 무역 합의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필요할 경우 강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가진 국무회의 중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2019.07.16.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지난 5월 10일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른 일촉즉발의 무역전쟁 리스크가 6월 오사카 담판에서 이뤄진 협상 재개 합의로 진정됐지만 이후 주요 쟁점을 둘러싼 논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이후 추가 관세를 처음 언급한 것은 뚜렷한 적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산 제품 전시회 행사에서 "한때 시진핑이 좋은 친구라 말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가깝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좌절하고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말 정상회담에서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이후 구체적인 대면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과 시작한 WTO 상계관세 분쟁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WTO 상소기구는 미국이 WTO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았으며, WTO 규정을 어긴 관세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판정했다.
지난 2012년 중국은 미국이 태양광 패널, 풍력탑, 강철 실린더, 알루미늄 압출물 등 중국 수출품 73억달러어치에 대해 반보조금관세를 부과하자 이를 WTO에 제소했다.
이에 상소기구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수출품 가격이 왜곡됐다고 봤으나, 보조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정한 가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상소기구 판결이 미국의 중국 보조금 측정 방식은 문제 삼았지만, 동시에 중국 국영 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보조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미국 상무부의 기본적인 정책 자체는 인정했다는 점에서 미국에도 일부 승리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USTR은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이 중국이 국영 기업을 활용해 자국 경제를 왜곡하고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가격 산정 방식을 문제 삼은 것은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조사보고서를 비롯한 다른 객관적 증거들을 무시한 결론이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상소기구가 WTO 규범을 약화하고, 중국 국영기업들의 보조금에 맞서려는 노력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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