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축협회, '세계 핵 비확산과 군축 성적표' 보고서
"北, 평가 기간 유일하게 핵실험"
"北 핵·미사일 프로그램도 2016년보다 훨씬 더 발전"
긍정적 요소도 언급 "2018년 이후엔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의 민간단체인 군축협회가 전 세계 9개 핵 보유국의 군축 노력을 평가한 결과, 북한은 최하위인 F 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1일, 미국 워싱턴의 비영리단체인 군축협회가 10일 발표한 '2016-2019 세계 핵 비확산과 군축 성적표'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은 평가 기간 유일하게 핵실험을 한 나라"라며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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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평가되는 북한의 '화성-14형'. [사진=노동신문] |
군축협회는 지난 2010년부터 3년 주기로 미국, 러시아, 북한 등 세계 9대 핵보유국을 대상으로 군축 노력과 진행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2019년 평가에서 최하위를 차지했는데, 이로써 북한은 군축협회가 첫 평가를 실시한 2010년 이후 이뤄진 4번의 평가에서 모두 최하위 등급을 받은 국가가 됐다.
군축협회는 보고서에서 "마지막 평가였던 2016년에 비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훨씬 더 발전했다"며 "특히 2017년엔 수소폭탄 실험 1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3회나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군축협회는 이어 "또 북한은 그동안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의 핵 분열물질을 생산했고, 지금도 연간 6-7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양의 핵 분열물질을 추출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2009년 이후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현장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핵 기술 관리 항목에서도 '낙제' 점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핵무기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측면에서도 북한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동과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등지에 기술을 수출하는 나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2018년 4월 자발적으로 천명한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을 아직 지키고 있으며,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협상할 의지를 보이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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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한편 군축협회는 북한 외 다른 핵 보유국들의 군축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2016년 평가 때보다 상황이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우선 미국과 러시아는 C+ 등급을 받았다.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가 이유였다. 이는 양국 모두 3년 전 평가에서 B등급이었던 것에서 두 계단 하락한 것이다.
또 영국과 프랑스는 B 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추가적인 군축 노력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밖에 중국은 C+, 인도와 파키스탄은 각각 C 등급을 부여받았다.
군축협회는 이와 관련해 "이들 세 나라는 핵 보유고를 계속 늘리고 있으며 핵 폭탄을 실어나르는 발사체 기술도 개량하고 있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