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앞두고 구체적 성과 필요해 채택"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RFA) 방송이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 내 대북 온건파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북핵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비핵화라는 최종목표를 향해 가는 첫 단계로 북한의 핵물질 생산을 동결하고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등의 단계적 접근은 일부에서 지적하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현실적인 전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해 단계적 해법을 채택하기로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동안 뉴저지주 골프클럽을 찾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북핵 협상에서 미국 측 최종 결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에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대북 강경파 볼턴 보좌관이나 최근 미국 내 대북 온건파로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참모’로 불리는 터커 칼슨(Tucker Carlson)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정책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온건파의 입장을 받아들여 북한의 부분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대가로 일부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이른바 ‘단계적 해법’을 수용했는지는 미북 실무협상이 열리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물질 생산 동결과 같은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부분적 조치에 일부 대북제재 완화라는 상응조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라며 "미국 측이 그렇게 한다면 지난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해법’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부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북핵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를 듣고 있느냐 아니냐 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많은 미국인들은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부시 연구원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한 개인 관계를 통해 핵폐기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많은 미국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