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2018년 1월 피해사실 폭로…안태근, 1심서 실형
안태근 “기억 안 나지만 실수 저질렀다면 서지현에게 미안”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서지현(46·사법연수원33기) 검사를 강제추행한 뒤 부당 인사 발령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안태근(53·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오늘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이성복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국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인사 결정권자인 안 전 국장이 성범죄 피해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줘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한 것”이라면서 “신분이 보장되는 검사에게 부당한 인사권을 행사해 사직을 결심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하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안 전 국장은 최후진술에서 “아직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실수를 저질렀다면 서 검사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1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에 도착했다. 2018.04.18. adelante@newspim.com |
이 사건은 ‘미투(MeToo)’ 사태를 촉발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한 방송에 출연해 2010년 장례식장에서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실과 이와 관련해 부당 인사 발령을 받은 의혹을 폭로했다.
파문이 커지자 검찰은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조사단(단장 조희진 동부지검장)’을 만들어 조직 내 성범죄 사건을 자체적으로 조사했다. 조사단은 안 전 국장의 강제추행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돼 인사 불이익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은 부당인사발령 지시 혐의를 비롯해 강제추행 의혹까지 모두 사실로 인정하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국장은 선고 직후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서 검사의 진술, 이에 부합하는 목격자들의 진술 및 서 검사와 일하던 동료들이 사건 직후에 이 같은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이 2010년 10월경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이 당시 검찰 조직 내 성추행 사실이 널리 알려지고 있었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고, 인사상 불이익으로 사직을 유도하고자 하는 동기가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성추행 비위를 덮기 위해 보상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피해자에게 오히려 부당하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고, 서 검사는 이로 인해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받았다”며 “검찰국장의 지위를 사유화하고 남용함으로써 국민의 믿음과 검찰 구성원의 기대를 저버렸으므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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