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베트남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국내산 원자재를 쓰라고 당부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 띠 뚜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산업통상부가 국내 기업들에 미국 등 수입국의 향후 보호무역 조치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며 “베트남 기업들은 국내산 원자재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이퐁 항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상무부는 2일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특정 한국·대만산 철강 제품에 최대 456%의 관세를 물릴 예정이라며, 한국이나 대만산 내식성 철강과 냉간압연강이 베트남에서 가공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반덤핑·반보조관세를 우회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항 대변인은 “관세를 우회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메이드 인 베트남’을 남용하는 외국 기업들의 제품을 단속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고 있으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베트남이 미국 관세 공격의 다음 타깃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이 베트남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이 중국보다 훨씬 더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베트남이 모두 중 가장 나쁜 남용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베트남은 미국과의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유지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은 미국으로 베트남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올해 1~5월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170억달러(약 19조8730억원)로 전년 동기의 129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