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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정부 못믿는 EU…ILO협약 비준 촉구 '전문가 패널' 소집

기사입력 : 2019년07월04일 19:00

최종수정 : 2019년07월04일 22:24

EU, 한-EU FTA 절차상 전문가 패널 소집 공식 요청
전문가 패널 3명 구성..권고사항 담은 보고서 제출
ILO 핵심협약 미이행시 지속적인 문제제기 우려
고용부, 국회 비준·관련 법 개정 추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유럽연합(EU)이 한국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며 전문가 패널 소집이라는 강수를 뒀다. 지난 4월 9일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방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한지 세달여 만이다. 

고용노동부는 EU 집행위원회가 4일 우리 정부에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제13장)'의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 전문가 패널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차일피일 미루자 FTA 분쟁해결 절차 3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고용부는 "EU가 전문가 패널 소집을 공식 요청한 이유는 한-EU FTA 상 노동 조항, 즉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등에 대한 우리 나라의 이행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집행위원회 통상 담당 집행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원회를 앞두고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4.09 leehs@newspim.com

한-EU FTA 규정에 명시된 분쟁 해결 절차에 따르면 어느 한쪽이 정부간 협의를 요청하면 정부간 협의가 시작되며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경우 양측 정부의 담당국장을 수석 대표로 하는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위원회'가 소집된다. 이를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으면 3명의 전문가 패널이 구성돼 권고 사항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한다.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양측의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EU는 한국이 한-EU 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 에 규정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분쟁 해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17일 EU는 한-EU 규정에 따라 분쟁 해결 절차의 첫 단계인 정부 간 협의를 공식 요청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번째 단계인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위원회'가 소집됐다. 

이번 EU 요청에 이뤄진 전문가 패널 소집은 분쟁 해결 절차의 3번째 단계다.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에는 '어느 한 당사자가 정부간 협의를 통해 만족스럽게 다뤄지지 아니한 사안의 검토를 위해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즉, EU가 우리 정부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번 EU 요청에 따라 앞으로 2개월 안에 3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구성된다. 패널 구성방법은 먼저 양 당사국, 제3국의 전문가 각 6명으로 구성된 명부를 놓고 양 당사국에서 자국 출신 전문가 1인, 제3국 출신 1인(의장) 선출하게 된다. 

전문가 패널들은 이후 90일간 당사국 정부, 관련 국제 기구, 시민 사회 자문단 등의 의견 등을 청취한 뒤 보고서를 작성해 양측 정부에 제출하게 된다.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권고·조언 등의 이행은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위원회에서 검토하게 된다. 

한-EU FTA 규정에는 전문가 패널이 핵심협약 비준 등 권고를 제시하면 당사국은 이를 수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전문가 패널에서 핵심협약을 비준하라는 권고가 나오는 경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EU측에서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위원회를 통해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해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단, 우리측이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더라도 특혜관세 철폐 또는 금전적 배상의무 등 경제적 제재는 발생되지 않는다.   

통상분야 전문가들은 FTA 체결국간에 FTA 이행관련으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 상대국에 대한 자국 기업의 투자를 유보하거나 상대국 기업의 수출품에 대한 통관절차를 엄격히 진행하는 등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불이익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리 정부는 EU가 요청한 전문가 패널 소집 요청에 대응해 전문가 패널 선정 등의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EU가 제기한 쟁점에 대해 전문가 패널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함과 동시에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 법 개정 등을 위한 국내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ILO는 각국과 맺은 189개 협약 가운데 8개를 핵심 협약으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중 차별과 아동 노동을 금지하는 4개 항목만 비준하고, 결사의 자유(87, 98호)와 강제 노동 금지(29, 105호) 관련 4개 항목은 비준하지 않고 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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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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