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한러 정상회담서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 내용 전해
문대통령 "북미 친서교환으로 대화의 모멘텀 다시 높아져"
"여건 조성돼 남북러 3각 협력 본격 추진되길"
[오사카=뉴스핌] 채송무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고 29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오사카 리갈 로얄 호텔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김 위원장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북러정상회담 진행 중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4.2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푸틴 대통령은 이와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전언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따른 제재 완화는 물론 비핵화 이후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의 체제 안전 보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 측에 ‘새로운 셈법’ 제시를 요구하는 동시에 비핵화에 따른 체제 안전 보장 문제를 부각시켜왔다.
한편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문제와 함께 한러 서비스·투자 FTA, 9개 다리 분야 협력 등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 원칙과 이를 위한 남북. 북미 대화 진전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큰 도움이 되며 앞으로 러시아와 긴말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교환으로 대화의 모멘텀이 다시 높아졌다"며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러시아와 중국과도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대북제재 해제 등 여건이 조성되어 남북러 3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철도, 가스, 전력 분야에서 양국간 공동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청와대> |
양국 정상은 올해 2월에 서명된 9개 다리 행동계획이 체계적으로 이행돼 구체적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20일 한·러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상품분야를 포괄하는 한·EA FTA 논의도 추진력을 얻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러시아의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를 위해 한국 조선사들과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 더욱 확대해 나가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가급적 조속히 방한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과거 방한 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이번 초청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했다.
한러 정상회담은 당초 지난 28일 밤늦게 열릴 예정이었으나 푸틴 대통령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날 밤 0시 36분부터 1시 21분까지 진행됐고, 이어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단독정상회담이 오전 1시 29분까지 이뤄졌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