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CP 큰 폭 하락...가격 인하 여건 조성
국내 가격 미반영분 ㎏당 80원 수준...가격 인상 시급
LPG 자동차 사용 제한 폐지 3개월...여론 의식 '불가피'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SK가스와 E1 등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들이 다음 달 국내 LPG 공급 가격을 두고 막판 고심을 하고 있다. 국제 LPG 가격(CP)이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일단 인하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아직까지 인하 폭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양사 입장에서는 이번 가격 결정이 누적된 손해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동시에, 최근 시작된 LPG 자동차 확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이슈'다. 따라서 실적과 사회적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주판알을 튕겨볼 수밖에 없다.
LPG 충전소 모습 [사진=뉴스핌DB] |
28일 LPG업계에 따르면, SK가스와 E1 등은 오는 30일 다음 달 국내 LPG 공급 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가격 결정일(매달 마지막 날)이 주말일 경우 금요일에 앞당겨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번엔 추가적인 논의 등을 거쳐 30일에 발표하기로 했다.
일단 양사는 다음 달 국내 공급 가격을 내리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달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CP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락 폭도 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6월 CP를 톤당 프로판 430달러, 부탄 415달러로 결정했다. 지난달(5월) 톤당 프로판 525달러, 부탄 530달러보다 각각 95달러, 115달러 인하한 것이다.
국내 LPG 가격은 아람코가 직전 달에 통보한 CP에 환율과 세금, 유통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된다. 즉, 이달 CP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다음 달 국내 LPG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인하 폭이다. 그동안 양사는 CP 상승 등 인상 요인 발생에도 '서민연료'라는 LPG의 특성 등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로 충전소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을 땐 CP 상승에도 공급가를 동결하며 손해를 끌어안았다. 그 결과 국내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인상요인이 ㎏당 80원 수준에 다다르게 됐다.
이 때문에 양사는 CP 하락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일단 CP가 내려가면 미반영분의 분산 반영이 가능해지는 등 국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CP가 큰 폭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가격 인상이 조심스럽다. LPG 차량 사용 제한이 폐지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특히 최근 르노삼성이 QM6 LPG 모델을 출시하는 등 사용 제한 폐지의 영향이 서서히 가시화 되면서 LPG 공급 가격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당장의 실적을 생각해 가격을 올렸다가는 숙원을 해결해 줬더니 가격을 올렸다는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자칫 LPG 차 확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CP가 많이 떨어져 공급가격을 내리긴 할 텐데 인하 폭을 놓고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다양하다"며 "가격 미반영분과 소비자들의 수용성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얼마를 내려야 할지를 놓고 가격 결정 부서의 고민이 깊은 걸로 안다"며 "회사 손익이나 사회적인 분위기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당 40~50원 정도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