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는 충분...셀프 충전으로 편의·가격 경쟁력 확보 필요
[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 셀프 주유소는 있지만 셀프 LPG 충전소는 없다. 미국 유럽엔 있지만 한국엔 없다.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지만 LPG 업계는 여전히 울상이다. LPG 차량을 편하게 이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더뎌 LPG 소비가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LPG 셀프 충전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LPG 셀프 충전은 불법이다. 액화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 제29조에 따르면 LPG 차량은 LPG 충전소에 충전해야 하며 '스스로' 충전해서는 안된다. 운행 중 연료가 떨어지거나 수리를 위한 연료 충전이 필요한 특수 상황에만 허용된다.
LPG 충전소 모습 [사진=뉴스핌DB] |
LPG 셀프 충전이 어렵거나 위험한 행위는 아니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LPG 충전은 현재 규정상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교육 받은 가스 충전원만이 할 수 있다. 이 교육은 일회성 '특별교육'으로 신규 종사시에만 수강하면 된다. 총 교육 시간은 5시간으로, 온라인 수강도 가능하다. LPG 충전을 위한 '특별한' 교육이라기엔 교육이 간소하다.
이에 법 개정을 통해 셀프 주유소와 같은 셀프 LPG 충전이 가능하게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셀프 주유소는 지난해 3284개를 돌파하며 전국 각지에서 운영 중이다.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20~30대 소비자의 성향과 인건비 절감을 통해 저렴하게 공급하므로 셀프 주유소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셀프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국 기준 일반 주유소보다 평균 리터당 30원 저렴했다. 가장 큰 가격 차이를 보인 서울의 경우 셀프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일반 주유소에 비해 리터당 132원 싸다.
우리나라에선 허용되지 않지만 독일, 프랑스 등의 유럽 일부 국가와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반 LPG 셀프 충전을 허용했다. 지난 2014년에는 이탈리아가 LPG 셀프 충전 법안을 통과시켰다.
LPG 셀프 충전을 위한 기술 준비도 끝났다. 동화 프라임은 셀프 LPG 충전기 개발을 마쳤으며 오는 7~8월에는 결제의 편리성을 높인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프 충전을 허용해 LPG 충전소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LPG 차량 증가를 위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LPG 충전소는 전국에 1967곳이 있다. 지난달 기준 전국에 등록된 LPG 차량은 205만 2870대와 비교하면 1곳의 충전소에서 1044대의 차량을 담당하는 셈이다.
휘발유·경유차의 경우 2094만 6134대가 등록돼 있고 주유소는 전국 각지에 1만 1553개가 있다. 1813대의 차량이 주유소 1곳을 이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LPG 차량이 급증했을 당시 LPG 충전소도 급증했다가 최근에는 증감을 반복하는 상황"이라며 "충전소를 인위적으로 늘릴 것이 아니라 LPG 차량 증가에 맞춰 충전소가 신설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dot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