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P-S&D 각각 과반체제는 붕괴...녹색당 계열 전진
브뤼겔이코노믹스 "극우세력 약진, 그다지 크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지난 23~26일)에서 친(親) 유럽연합(EU) 세력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극우 진영도 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왔으나 당초 기성 진영이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서 펄럭이는 EU 국기. 2019.04.10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유럽의회의 정치그룹별 예상 의석수에 따르면 전체 751석 가운데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이 178석(이전 217석)을 얻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S&D)은 152석(186석)으로 2위가 예상됐다.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ALDE)은 108석(68석), 녹색당 계열은 67석(52석)으로 각각 3위, 4위가 전망됐다.
EPP와 S&D가 이전 의석 수인 217석, 186석에서 각각 39석을 잃어 그동안 연정을 통해 유럽의회를 지배해왔던 과반 체제(376석)는 무너졌으나, ALDE와 녹색당 계열을 합하면 505석으로 3분의 2가 돼 친 EU 세력의 건재함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 EU 성향의 4개 정치 그룹은 연정 논의 계획을 알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친 EU 세력이 3분의 2를 점했다 하더라도 기존의 EPP와 S&D의 과반체제가 무너진 만큼 향후 유럽의회의 정책 결정과정은 복잡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회 내에서 극우 진영을 대표하는 2개의 정치 그룹은 이전 의석보다 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108석으로 소수 진영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브뤼겔이노코믹스의 군트람 볼프 책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극단주의자들의 약진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논평했다.
선거 투표율은 2014년 43%에서 51%로 늘었다. 첫 선거인 1979년 이후 지속해서 떨어져왔던 추세를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보 성향의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는 트위터에 "유럽이 이긴다! 투표율은 높았고 친 유럽 정당들은 가장 강하다"고 말했다.
독일의 경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진영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이 1위를 기록했으나, 득표율이 28.6%로 2014년보다 7%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CDU·CSU 연합과 함께 독일 대연정을 담당하는 사회민주당은 15.3%로, 5년 전의 27.3%에서 크게 후퇴할 것으로 전망됐다. 극우 '독일을위한대안(AfD)'당은 4%포인트 약진한 11%가 전망됐다.
하지만, 독일 유럽의회 선거의 스포트라이트는 녹색당이 받았다. 녹색당의 득표율은 20.9%로, 5년 전 득표율 10.7%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이 23.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성향 집권당 '전진하는 공화국(LREM)'은 22.9%가 전망됐다.
프랑스 역시 녹색당이 주목을 받았다. 녹색당(EEVL)의 득표율은 13.1%가 예상됐는데, 이는 5년 전 8.9%에서 크게 약진한 결과다.
영국의 경우, 반(反)유럽주의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당이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규모 친 EU 정당인 자유민주당은 2위가 예상됐다.
집권 보수당과 제 1야당인 노동당은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보수당의 득표율은 10~12%로 2014년 유럽의회 선거 23%에서 크게 줄어드는 참패가 예상됐다. 이는 역대 전국 선거에서 보수당의 최악의 성적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럽의회 선거가 종료됨에 따라 EU의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EU는 EU 정상회의 의장,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유럽회의 의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을 선출할 예정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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