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터키 정부가 외환거래에 세금을 다시 부과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이날 관보를 통해 외환거래에 대한 세율을 0%에서 0.1%로 인상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결정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이같은 외환거래세(BSMV)는 외환 판매자에게 부과된다. 은행간 거래와 부와의 거래, 외화차입금을 은행에 상환하는 경우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터키의 외환거래세는 1998년 0.1%로 적용된 바 있으나 2008년 없어졌다.
두르무쉬 이을마즈 전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트위터에 "토빈세가 돌아왔다"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통해 통화 가치를 보호할 수 없는 정부들은 세금을 통해 시민들이 외국통화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썼다.
터키의 이런 결정은 자국 통화인 리라화 가치의 약세를 막고, 세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리라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13% 하락했다. 터키 국영은행은 리라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지난 수 일간 외환시장에 개입,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지난 6개월간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리라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져 외화 예금 및 자금, 귀금속 보유 규모는 급증했다.
외환거래세 인상 발표는 리라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리라 가치는 달러 당 전날 종가 6.0355리라에 6.0710리라로 하락했다.
터키의 러시아 미사일방어 시스템 'S-400' 구매 계획으로 미국의 제재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외환거래세 인상으로 터키 정부 수입이 10억~40억리라(약 2000억~79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터키 증권사 데니즈인베스트는 세수가 최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최대 6억달러(약 7100억원)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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