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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신한반도 체제 성공조건은 남북연합 구축"

기사입력 : 2019년05월09일 14:45

최종수정 : 2019년05월09일 14:45

정 전 장관, 9일 KIEP 주최 세미나 기조발제
"신한반도 체제 구축, 文정부 임기 내 불가능"
"中, 2049년 군사강국 될 것…美, 결국 쇠약"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신(新)한반도 체제’ 구상이 실제 이뤄지기 위해서는 남북연합 상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 대외경제정책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앞으로 100년을 내다볼 때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남북평화협력공동체로, 남북경제공동위원회는 남북경제협력공동체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 대외경제 정책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신한반도 체제가 구축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신한반도 체제라는 것은 지금 있는 미국·소련이 짜놓은 구(舊)질서 또는 미국·중국이 좌지우지하는 구질서를 깨고 우리(남북)가 지분을 상당히 높이고 발언권을 키울 수 있는 상태를 말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시작은 하지만 1~2년 내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신한반도 체제는) 앞으로 100년 내에 지난 100년과 완전히 다른 나라를 만들겠다는 장구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봐야한다”며 “그러려면 남북연합까지는 (구축)돼야 하는 것이고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9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 대외경제 정책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앞줄 왼쪽)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2019.05.09 noh@newspim.com

그는 또한 “남북이 남북연합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우리가 중국이나 미국, 일본, 러시아를 상대로 목소리를 낼 때 상당히 임팩트가 강하게 들어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미·중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균형을 잡게 될 것”이라며 “그 틈바구니에서 남북은 얼마든지 우리 운명을 개척하는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장관은 ‘구체적인 시기’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말하는 ‘두 개의 100년’(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과 중국 해방 100년을 의미하는 2049년)에서 2049년이 되면 중국은 군사적으로 확실한 강국이 될 것”이라며 “그 때가 되면 우리가 지금보다는 훨씬 더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정 전 장관은 이어 “미국과 중국이 힘의 밸런스를 잡고 나면 그 틈바구니에서 남북이 손잡고 얼마든지 우리 주도적으로 개척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30년 후 정도 되면 중국 뜻대로 될 정도는 안 되겠지만 오히려 우리의 운신의 폭이 넓어지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힘도 결국 쇠약해지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하며 “미국이 로마제국보다는 오래갈 수 있지만 로마제국도 소련제국도 결국 무너졌다”라며 “아메리칸 엠파이어라고 해서 전 세계를 관리하는 헤게모니(주도권)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 결국 중국으로 나눠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입지가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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