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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의 버디&보기] 매경오픈에서 선수들이 레프리를 가장 많이 찾은 곳은?

기사입력 : 2019년05월06일 22:35

최종수정 : 2019년06월13일 14:09

‘잘못된 그린’에서 구제받을 때…스탠스·스윙 구역 방해돼도 완전히 벗어난 곳에 드롭해야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지난 2∼5일 남서울CC에서 열린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는 모처럼 많은 갤러리들이 몰렸다. 대회장에 직접 가지 않은 골퍼들은 TV로 중계된 대회를 보면서 한국 남자골프의 ‘희망’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남서울CC는 국내 많은 골프장처럼 한 홀에 그린이 두 개다. 개장 때부터 그린 관리 차원에서 그렇게 만들었다. 물론 대회 때는 그 중 하나만 쓴다. 따라서 다른 하나는 골프 규칙상 ‘잘못된 그린’(wrong green)이다. 통상 ‘B 그린’이라고 말하는 곳이다.

골프 규칙에서는 잘못된 그린에 대해 ‘플레이어가 플레이중인 홀의 퍼팅그린을 제외한, 코스상의 모든 그린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그린이 두 개인 홀에서 쓰지 않는 그린(B 그린), 플레이하고 있지 않은 다른 모든 홀의 퍼팅그린(1번홀 플레이시 2∼18번홀 퍼팅그린), 임시 그린이 사용되고 있는 홀의 원래 퍼팅그린, 코스내 모든 퍼팅·치핑·피칭 연습그린이 잘못된 그린에 속한다. 잘못된 그린은 퍼팅그린이 아니라, 일반구역의 일부다. 

잘못된 그린(왼쪽)에서 구제받는 절차를 표시한 그림. 볼(A)이 잘못된 그린에 멈출 경우 스탠스까지 그 곳을 완전히 벗어난 곳에 기준점(P1)을 잡고 그로부터 한 클럽 길이내의 구제구역(분홍색으로 표시됨)에 볼을 드롭해야 한다. [그림=R&A]

 올해 매경오픈에서 선수들이 레프리(심판)를 가장 많이 호출한 케이스는 바로 이 잘못된 그린과 관련된 것이었다. 갤러리들은 선수와 레프리가 그린 옆에서 얘기를 하고, 두 팔을 벌려 거리를 가늠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봤을 것이다.

한 홀에 그린이 두 개이다 보니 어프로치샷이 깃대가 꽂혀 있는 퍼팅그린을 벗어날 경우 잘못된 그린에 볼이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선수들은 잘못된 그린에 오른 볼을 규칙에 의거해 스스로 처리하기도 했으나 모호한 경우 레프리의 도움을 받는 일도 적지 않았다.

볼이 잘못된 그린에 멈추면 반드시 구제를 받아야 한다. 그대로 치면 2벌타가 따른다(규칙 13.1f).

볼의 일부라도 잘못된 그린에 닿아 있으면 물론 구제를 받아야 하고, 잘못된 그린이 플레이어의 의도된 스탠스 구역이나 스윙 구역에 물리적으로 방해가 되는 경우에도 반드시 구제를 받아야 한다. 2018년까지는 잘못된 그린이 스탠스나 스윙 구역에 방해가 돼도 구제받을 수 없었으나 2019년부터 적용된 새 규칙에서는 스탠스나 스윙 구역에 의한 방해도 구제를 받도록 명문화했다.

구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잘못된 그린을 벗어나는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지점(기준점)을 정한다. 그 다음 기준점으로부터 한 클럽 길이내의 구제구역에 볼을 드롭한다. 요컨대 볼이 잘못된 그린에 멈출 경우 그 곳에 마크하고 잘못된 그린을 완전히 벗어난 곳에 기준점을 정한 후 그로부터 홀에 더 가깝지 않은 구제구역에 드롭하면 된다.

이번 매경오픈에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나 아시안투어에서 기량을 인정받는 선수들이 출전했다. 그런데 잘못된 그린에서 구제받는 것으로 미뤄보면 그들의 골프규칙 해석 수준은 정상급이 아닌 듯했다.

첫날 태국의 A선수는 볼이 잘못된 그린에 올라가자 아예 프린지 밖에 기준점을 잡고 구제를 받으려는 제스처를 했다. 다행히 주위에 있던 레프리가 시정해줘 불행한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프린지는 그린이 아니므로 프린지까지 벗어나서 기준점을 잡으면 오소 플레이가 된다.

또 많은 선수들이 “잘못된 그린에서 구제받을 때 스탠스도 그린에서 벗어나야 하나요?”라고 레프리들한테 물었다. 이 부분은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므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역시 정상급 선수라면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잘못된 그린에서 구제받고 그 기준점을 정할 때 많은 선수들이 좌우로만 나갈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원래 볼이 멈춘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가서 기준점을 잡아야 하므로, 좌우가 아니라 그린 뒤쪽에 기준점이 나오는 수도 가끔 있다. 잘못된 그린에서는 항상 좌우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선입관이다. 그 이면엔 그린 뒤로 가면 그만큼 홀에서 멀어져 불리해질 것이라는 염려가 작용했을 법하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볼이 잘못된 그린에 올라갈 경우 정확한 구제방법을 알아두면 손해볼 것이 없다. 적어도 잘못된 그린에 있는 볼을 그대로 퍼터로 쳐 ‘몰상식한 골퍼’라는 평을 듣는 일은 없을 것이다. 

코스내 연습 그린도 잘못된 그린에 포함된다. 따라서 친 볼이 이 곳에 멈출 경우 꼭 구제받아야 한다. [사진=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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