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상황 드론이 먼저 감지·출동...AR글래스로 '원격치료'도 가능
5G '재난안전 플랫폼' 주도권 놓고 KT vs SKT 맞대결
[편집자] 3G, LTE에 이어 5세대(5G) 통신 시대가 시작됩니다. 사물과 인간이 촘촘히 이어지는 명실상부한 '초연결시대'가 구현되는 것입니다. LTE 보다 20배 빠른 네트워크 속도는 일상의 변화는 물론 인공지능·가상현실·자율주행·스마트홈 등 4차산업혁명을 완성하는 기반입니다. 뉴스핌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맞물려 5G란 무엇이며, 기업과 정부의 역할, 바뀌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등 총 50회에 걸친 '5G 빅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1 하늘을 순찰하던 드론 레이더에 빨간색 신호가 잡혔다. 산 속에서 조난자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내부에 태우고 있던 소형 드론을 사출해 해당 위치로 띄워보냈다. 드론이 조난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자 그 위치로 로봇이 출동했다. 로봇은 의약품과 긴급 구호물품을 싣고 조난자에게 접근, 구조대원 도착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게 했다. 도착한 구조대원은 AR 글래스를 착용하고 아주대 응급의료센터 의료진과 실시간 교신하며 응급 치료를 했다. (KT)
#2 바다 한가운데서 사람이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혼자 깊은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다 순간적으로 파도에 휩쓸려 갖고 있던 튜브를 놓친 것이다. 첨벙거리면서 소리를 지르고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팔, 다리에 힘이 빠지고 물 속으로 잠기려던 순간 그의 머리 위에 '드론'이 날아왔다. 드론은 싣고 온 튜브를 정확히 그에게 떨어뜨렸다. 튜브를 잡고 한 숨을 돌린 그는 잠시후 구명보트를 타고 온 안전요원들에게 구조됐다. (SK텔레콤)
재난 현장에 5G 기술 적용 [사진=SKT] |
국내 이통사들이 준비 중인 재난 안전망 서비스들이다. 5G의 특성인 초저지연 및 대용량 전송 등을 통해 수집한 재난 데이터를을 중앙 센터로 전송하고 이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하는 방식의 재난 대응책들이 5G 상용 서비스로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재난 상황을 미리 감지해 알려주는 것 뿐 아니라 재난 발생 시 초기 대응이나 인명 구조 활동을 드론과 로봇이 대신하게 된다. 사람이 직접 하던 기존 재난 대응 작업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5G 시대엔 이처럼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권도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보장받게 된다. 재난 현장엔 사람 대신 로봇이 투입된다. 로봇이 구해 온 사람은 5G 원격 의료 시스템을 통해 현장에서 곧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산불이나 수해 등 자연재해의 위험은 드론이 사람보다 먼저 감지, 위험 경고를 해준다. 건물이나 터널 붕괴 상황에서도 5G 재난 대응 솔루션이 발동한다. 미세먼지도 5G가 관리한다. 재난안전망 분야엔 5G 시대를 맞아 새로운 블루오션이 펼쳐질 전망이다.
◆ 5G '재난안전 플랫폼' 주도권 놓고 KT vs SKT 맞대결
새롭게 펼쳐질 이 시장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KT다. 자체 개발한 무선 비행선 드론인 '스카이십'을 앞세워 재난안전 플랫폼을 구축했다. 5G가 상용화되면, 이 플랫폼의 기술적 완성도도 함께 높아질 전망이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은 초고화질(UHD) 4K로 관제센터에 전달되고 로봇의 대응 속도 역시 빨라진다. KT는 2020년까지 최대 8대의 드론을 적용하고 12시간 비행이 가능한 스카이십3를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정부가 발주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전국 재난망 구축(PS LTE) 및 운영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우위를 차지했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이 포함된 A와 B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것. SK텔레콤은 부산 및 경남 지역과 인천과 울산, 충북 5개 시·도에 고정기지국을 설치하기로 했고, LG유플러스는 사업을 맡지 못했다.
산불 대응에 나선 KT의 5G 드론 '스카이십' [사진=KT] |
SK텔레콤 역시 재난안전망 사업에 자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5G 시대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경쟁사에 뺏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에 SK텔레콤은 중소기업과 협업해 정찰용 드론(V-100)'과 전체 구조작업을 컨트롤하는 '영상재난구조 시스템(DMS)'을 선보인 바 있다. 140g 무게의 'T 라이브캐스터'를 드론에 장착하고 LTE망을 활용해 드론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상을 전국 어디서나 풀 HD급으로 실시간 송신할 수 있게 한 것. 이를 통해 고가의 외산 장비를 이용해야 하고 1kg이 넘는 무거운 장비를 드론에 결합해야했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단번에 해결했다.
SK텔레콤은 이 기술을 산불 예방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강원소방본부와 손 잡았다. 전체 면적의 82%가 산림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지형에서 자주 발생하는 산불의 위험을 5G 기술로 제거한다는 구상이다. 영상재난구조 시스템을 산불 대응에 활용할 경우,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이 산불 발생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소방대원들의 산불 초기 진압을 도울 수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재난안전망, 철도망, 해상망 등 공공 안전망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사회 재난 영역에 5G 기술이 대체 기술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이 시장에서도 이통3사를 비롯해 다양한 ICT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