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에서 홍역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올해 들어 704명에 달하는 홍역 감염자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22개 주에 걸쳐 704명에 달하는 홍역 환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으며, 963명의 홍역 환자가 나왔던 1994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백신 미접종이 지목되고 있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등의 부정확한 정보와 종교적인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면서 홍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는 것이다. CDC에 따르면 704명의 환자 중 500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22개 주 가운데서도 뉴욕주에서 가장 많은 홍역 환자가 나왔다. 704명의 홍역 확진자 중 400여명 이상이 뉴욕시와 교외 지역에서 나왔으며, 특히 정통파 유대교가 거주하는 지역에 환자가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홍역이 기승을 부리며 감염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수백명의 대학생이 자택에 격리됐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국장은 이날 현재까지 홍역으로 이한 사망자는 없지만, 확진자의 3%가 폐렴에 걸렸으며, 9%가 각종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레드필드 국장은 또 "CDC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백신은 안전하며,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0년 홍역이 퇴치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홍역 감염 사례는 보고됐으며, 2014년에는 66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9일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시는 백신 접종을 거부할 경우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뉴욕시는 백신 접종을 거부한 정통파 유대교의 한 유치원에 폐쇄 조치를 내리는 등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인 'MMR' 백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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