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서울시

속보

더보기

[IN서울]1분만에 식은땀이...장애는 바로 옆에 있었다

기사입력 : 2019년04월24일 07:00

최종수정 : 2019년04월24일 15:44

서울시, 장애인편의시설 인식개선 ‘희망나루’ 행사
휠체어·시각장애·청각장애 등 5개 프로그램 체험
장애인 불편함 공감, 편견없이 함께사는 사회 구현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1분만에 식은 땀이 흘렀다. 휠체어 체험 코스는 첫 번째 경사로부터 이동이 쉽지 않았다. 두 팔로 바퀴를 굴려야하는 휠체어는 10㎝ 높이에 요철을 넘는것조차 힘겨웠다. 특히 중간에 설치된 틈새에 바퀴가 걸리자 아무리 힘을 줘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름 힘 하나는 아직 자신있었다고 생각했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두 번째 경사로에서 마주한 15㎝ 요철은 상체를 앞으로 구부려 반동을 줘야 간신히 넘을 수 있었다. 안내요원은 일반인들을 위해 비교적 무난하게 마련된 체험코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만약 계단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말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눈을 가리고 시작한 시각장애 코스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공포심’이 발걸음을 막았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렇게 공포를 자아낼 줄 몰랐다. 무심히 도로를 지나며 수만번은 밟았을 점자블록이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시각장애 체험을 해보는 마당에 발로 점자 모양을 감지하는 건 불가능했다.

 

서울시청 시민청에 마련된 휠체어 체험코스. 중간에 설치된 틈새에 바퀴가 걸리자 휠체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현재 장애인들의 보행편의를 위한 보도블럭 전수조사를 계획중이다. [사진=정광연 기자]

지난 23일 서울시청 지하 1층 시민청. 휠체어장애와 시각장애, 청각장애, 뇌병변(편마비) 장애 등 5가지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서울시는 4월초부터 장애인편의시설 인식개선 체험행사 ‘희망나루’를 진행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장애인은 258만명에 달한다. 정부와 지자체들의 장애인 정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이들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이해하는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기자가 안내요원의 도움을 받으며 시각장애 코스를 체험하는 모습. 불과 3미터 불과한 거리였지만 눈을 가리고 걷자 1분만에 식은땀이 흘렀다. [사진=정광연 기자]

시각장애 코스에서 안내요원 도움을 받으며 간신히 체험코스를 끝내고 안대를 벗었다. 헛웃음이 나왔다. 고작 3미터.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온 거리는 불과 3미터도 넘지 못했다. 눈을 가리지 않았으면 대여섯발걸음도 되지 않을 거리다. 실제 거리였다면 도로밖으로 이동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을거라는 말이 가슴 한편에 무겁게 남았다.

소리도 자막도 없이, 영상에 나오는 사람의 입모양만 보고 내용을 추측하는 청각장애 체험장에는 큰아버지가 청각장애인이라는 대학생 최모군이 앉아 있었다. 뉴스 아나운서의 입모양을 보고 단 한 글자로 맞추고 못한 그는 “가족 중 한명이 장애인이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체험에서 선택한 동영상은 영화 ‘변호인’. 10번도 넘게 본 영화라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검찰 측 반대신문 없습니까”라는 대사를 입모양만 보고 추측한 문장은 “김 검사, 내방으로 와”였다. 장애인들이 겪는 일상속 불편함은 체험 내내 예상을 벗어나는 영역에 있었다. 

저주파 치료기 자극으로 뇌병변(편마비) 장애인의 불편함을 체험하는 모습. 근육 떨림으로 인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나무블럭을 쓰러뜨리지 않고 옮기는 건 불가능했다. [사진=정광연 기자]

현장에서 만난 지체장애인편의시설서울지원센터의 고은정 주임은 “우리가 곁에서 예상하는 장애인들의 불편함은 사실 상상 이상이다"며 "뜨거운 국을 먹는 아주 평범함 행동이 손이 떨려서 숟가락을 제대로 쥘 수 없는 뇌병변 장애인들에게는 화상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체험 프로그램은 그들의 불편함을 직접 느끼고 그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의 필요성을 우리 모두 공감하자는 취지”라며 “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영등포구(5월, 영등포구청), 은평구(5월, 상신초등학교), 동작구(6월, 총신대), 서대문구(6월, 명지대), 송파구(10월, 올림픽공원), 광진구(11월, 광진구청) 등 연말까지 희망나루 행사를 시내 곳곳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peterbreak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홈플 사태에...국민연금, 1조 손실 위험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개시하면서,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에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졌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국민연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운영하는 홈플러스가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가운데, 홈플러스 영등포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2025.03.04 yym58@newspim.com 문제는 홈플러스가 지난 4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채권 변제 우선순위에서 RCPS 투자자들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법원은 향후 채권자 조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변제 순서는 ▲담보채권자 ▲무담보채권자 ▲SPC(특수목적법인) 발행 RCPS 투자자 ▲SPC 출자자로 정해질 전망이다. 추후 홈플러스가 정상화 되면 RCPS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식도 거론되지만 이때도 1조원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자까지 더하면 해당 규모는 현재 국민연금이 받지 못한 투자금은 1조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투자 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가도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CPS 등과 마찬가지로 담보가 없는 기업어음(CP)과 전단채를 사들인 개인들도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홈플러스 측은 4조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처분할 경우 메리츠 3사 금융부채 상환에 1조4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남는 금액으로 나머지 채권자의 채무를 상환하고 기업 회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에 의하면 이날 현재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고 이달 한 달 동안 영업을 통해 유입되는 순현금 유입액이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에 홈플러스 측은 금융채무 상환이 유예되는 동안 납품 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의 회생 개시 결정으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작업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풍·MBK는 최윤범 회장 측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경쟁을 벌여왔다. 당초 MBK 측은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이 고려아연 인수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처럼 미정산 사태가 터지기 전에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 정상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stpoemseok@newspim.com 2025-03-06 20:03
사진
40개 의대 총장, 내년 의대증원 '0' 합의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열린 온라인 회의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당초 5058명에서 2000명 줄인 3058명으로 조정하는 데 합의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의과대학 학생이 이동하는 모습. 2025.03.04 yym58@newspim.com 이는 의대 학장들이 최근 정부에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건의한 것에 대학 총장들도 뜻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한의학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8개 의료계 단체는 전날 정부와 정치권에 보낸 공문에서 2026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동결을 요구한 바 있다. 공문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2024학년도 정원(3058명)으로 재설정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총 정원은 의료계와 합의해 구성한 추계위원회에서 결정 ▲의학교육 질 유지 및 향상을 위한 교육부의 전폭적인 지원책 구체화 등 세 가지 요구 사항이 담겼다. dosong@newspim.com 2025-03-05 19: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