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서 담배·흡연방법 안내
웹툰·유튜브 연령제한 없어 무방비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드라마와 영화, 웹툰, 유튜브 등 오락매체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어 청소년의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튜브에 올라온 대부분의 영상에서는 담배를 소개하거나 흡연방법을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오락매체에서의 담배와 흡연 장면 등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드라마, 영화, 웹툰, 유튜브 등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락매체 중 인기가 많은 작품·채널을 대상으로, 직접 담배제품이 보이거나 흡연 장면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텔레비전 드라마 채널별 담배 및 흡연장면 등장빈도 [자료=보건복지부] |
조사 결과, 4개 매체 모두 담배제품이나 흡연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었다. 특히 유튜브에 올라온 대부분 영상에서 담배를 소개하거나 흡연방법을 안내하고 있어 청소년의 흡연을 부추길 우려가 컸다.
조사 대상 15개 드라마의 절반 이상인 8개 작품(53.3%)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연령 등급별로는 담배와 흡연 장면이 등장한 8개 작품 모두 15세 이상 관람가로 지정돼 있어 청소년도 시청이 가능했다.
지상파·종편·케이블로 구분해 담배와 흡연 장면이 있는 작품을 비교한 결과, 지상파 드라마는 평균 5회, 종편 드라마는 평균 4회(1~7회)가 등장했다.
특히 케이블 드라마는 평균 14.3회(4~20회) 등장해 다른 채널에 비해 등장 빈도가 월등히 높았고, 심지어 청소년이 흡연하는 장면도 2회 방영되기도 했다.
영화는 조사 대상 125작품 중 63작품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등급별로는 아동·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전체관람가 영화 1작품, 12세 관람가 영화 15작품, 15세 관람가 영화 35작품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에서는 13작품 중 12작품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 및 흡연 장면이 있는 작품만 비교한 결과, 전체관람가 영화는 4회,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는 평균 4.1회(1~13회),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는 평균 9.8회(1~32회),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는 평균 13.8회(1~29회)씩 등장하는 등 관람 연령 등급이 높아짐에 따라 등장횟수도 증가했다.
지난 2017년 1월1일부터 2018년 6월30일까지 1년 6개월 동안 주요 포털사이트에 연재된 42개 작품의 1537편을 조사한 결과, 21개 작품 145편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이 나왔다.
영화 상영등급별 담배 및 흡연장면 등장빈도 [자료=보건복지부] |
조사 대상 작품은 연령제한이 없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작품이었고, 특정 담배상표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담배제품을 직접 노출한 경우도 7편 있었다.
최근 이용자가 많은 유튜브의 경우 담배를 반복적으로 다루고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인 11개 채널의 1612개 영상을 조사한 결과, 72.7%(1172개) 영상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이 등장했고, 이 중 86%(1008개) 영상에선 유튜버가 직접 흡연하고 있었다.
흡연 장면이 있는 영상의 99.7%(1168개)가 별도의 연령제한 조치가 없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전체 이용가였으며, 대부분이 전자담배 사용후기 영상이었다.
특히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영상, 신분증이 없을 때 담배를 구매하는 요령을 안내하는 영상 등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하는 내용도 있었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오락매체를 통해 담배 및 흡연 장면이 지속적으로 청소년에게 노출되면 청소년의 흡연시도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흡연에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TV, 영화, 인터넷 방송, 웹툰, 유튜브 등 모든 매체에서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등급의 경우 담배와 흡연 장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작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