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스핌] 노호근 기자 = 16일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이 열린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3주차장에는 먹먹함이 안개처럼 둘러쌓였다. 행사가 열리는 장소까지 가는 길에는 만개한 벚꽃이 눈처럼 떨어졌다.
[안산=뉴스핌]노호근기자 = 16일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이 열리는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seraro@newspim.com 2019.04.16 |
유모차를 타고 할머니 손에 이끌리어 꽃구경 나온 어린아이들 사이로 멀리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261명의 학생과 교사의 이름이 한명 한명 불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안산시 전역에 1분간 추모사이렌이 울리며 기억식 행사의 시작과 묵념이 같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별이 되었다. 따듯하고 아름다운 행복한 곳에서 편히 지내고 있을 거라고..."
"그랬으면 좋겠다. 그 끔찍한 기억 모두 잊고 마냥 행복했으면 좋겠다. 4월이 된 가름이 너무 아프다.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길을 걷다, 받을 먹다, 잠을 자다가, 숨을 쉬기도 힘들다. 그럴 때마다 우리 아이들이 다녀간 거라고..."
"내 아이도 우리가 보고 싶을 거다. 만나고 보고 만지고 싶을 거다. 마지막 순간 사랑한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 말한 애들이 우리를 어떻게 잊겠나"
큰아들을 떠나보낸 4.16참사 피해자가족협의회 장훈 운영위원장의 추도사에서 유족들과 많은 이들은 고개를 더 깊이 내렸다.
[안산=뉴스핌] 이형석 기자 =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화량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04.16 leehs@newspim.com |
이어진 생존 학생 장애진 양의 편지 낭송에서 많은 사람이 눈시울은 더 뜨거워졌다.
"소중한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해 지난 5년이 긴 것 같다"라며 "국민 여러분, 세월호참사를 정치적 시선이 아닌 이웃의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며 살아 있었으면 성인이 되었을 친구들을 대신해 말을 건넸다.
이어 "5년이 지난 지금도 꿈이 아닐까 생각해. 너희들이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찾으려 그동안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더라. 봄이 오면 너희들이 생각난다. 바다를 바라보면 너희들이 생각난다"라며 울먹이며 먼저 떠난 친구들에게 안부의 말을 전했다.
5000명 이상의 많은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로 숨져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많은 시민과 취재진 사이로 초등학생 자매와 어머니가 급하게 행사장 한편으로 들어선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수업이 끝나자마자 왔다며 매년 참석했는데 오늘은 조금 늦었다며 행사순서지 등을 챙겼다.
아이들 학교에서 오늘 오전부터 세월호 참사관련 영상과 점심시간 추모 방송이 나왔다며 아이들도 이곳에 오는 것에 대해 당연히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앉을 자리가 생기자 아이들을 챙겼다.
아이들도 무언가를 아는 것처럼 조용히 자리에 앉아 행사 관계자가 아이들에게 건네준 노란 리본과 가슴에 달아 준 배지를 만지작거리며 기억식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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